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국내 보험사의 상해보험료가 직업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직업이 없는 남성은 국회의원 보다 2.5배 높은 보험료를 납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남성의 보험료가 여성보다 평균 수명이 10여년 짧다는 이유로 5~10% 가량 높게 책정됐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가 직업을 기준으로 책정한 상해보험료는 최대 2.5배 차이가 났다.

보험사들은 가장 낮은 A등급부터 가장 높은 E등급까지 직업 위험도를 총 5등급 나눠 보험료를 산출한다.

국회의원과 변호사, 의사 등 고액 연봉자들은 A등급으로 분류돼 저렴한 보험료를 내고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스턴트맨이나 무직자는 고위험군인 E등급에 속해 보험료가 비싸거나, 보험에 가입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A등급 고객은 사고로 다칠 확률이 낮아 보험료를 적게 받는다”며 “스턴트맨을 비롯한 일부 직업은 사고 위험에 자주 노출돼 보험료를 많이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성연대는 최근 보험사들이 19세에서 60세까지의 무직 남성을 고위험군으로 분류한데 대해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무직 남성은 스트레스나 알코올 중독 등으로 건강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버티고 있다.

보험사들은 또 경험생명표를 근거로 남성의 상해보험료를 여성 보다 최대 10% 높게 책정했다.

남성단체의 남녀차별 주장에도 불구하고 남성과 여성의 보험료 격차는 태아보험료에서도 확인됐다.

일부 보험사들은 이 같은 남성과 여성의 보험료 격차를 악용해 부당 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감사원에 적발된 해당 보험사들은 보험료 기준을 금액이 높은 남아로 일괄 적용해 보험료를 받은 뒤 차액을 돌려주지 않는 방식으로 60억원의 부당이득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