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무디스 신용강등 경고에 '불편한 심기'

2012-07-25 17:05
유로존 위기 장기화땐 독일 부담만 가중

아주경제 신희강 인턴기자=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신용강등 경고에 독일의 심기가 불편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무디스가 유로존 국가들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한 것에 대해 독일이 즉각 반발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날 무디스는 유럽재정안전기금(EFSF)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이는 EFSF 재원의 29%를 가지고 있는 유로존 최대 경제국 독일에 대한 경고 후속조치로 풀이된다.

무디스의 이같은 평가에 독일의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은 “독일은 유로존에서 가장 안정적인 경제상황과 금융정책을 유지하고 있다”며 “유로존 중심국가로서 지위를 잃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 소속정당인 기독민주당의 노르베르트 바르틀레 대변인도 “만약 독일이 최고등급(Aaa)을 잃는다면 두 번째 높은 등급의 국가가 최상위 국가가 되는 것”이라며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날 무디스는 신용등급을 강등한 구체적인 이유로 “불확실한 유럽 재정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독일 등 유로존 국가들이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구제금융 지원을 통해 입게 될 막대한 손실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EFSF의 재원이 17개 유로존 회원국에서 나오는 만큼 EFSF의 신용등급은 유로존 회원국의 신용등급에 연동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유럽정책센터의 파비안 줄리에는 이 같은 신용등급 강등에 대해 “이것(신용 강등)은 유로존 국가의 구제금융에 따른 필연적인 결과”라며 “설령 독일이라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의견에 독일의 핸더슨글로벌투자자의 채권 전략가 짐 어빈은 “독일의 AAA 등급이 한 단계 강등된다고 투자자들이 국채를 내던질 것이라 생각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지난해 8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올해 초 프랑스와 오스트리아의 AAA 지위를 박탈했지만 이들 국가들의 국채금리는 꾸준히 내리고 있다”며 신용등급 하향만으로는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같은 상황이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유럽 위기가 장기화되면 될수록 이를 책임져야 하는 독일의 부담도 갈수록 커질 가능성에 시장 투자자들은 우려했다.

스탠다드라이프투자의 리차드 배티 전무는 “무디스는 향후 유로존의 구제금융을 책임져야 할 독일의 부담을 지적한 것”이라며 “독일이 유럽 최강, 최대 국가인 것은 맞지만 리스크를 적잖이 져야 하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무디스는 EFSF의 장기 신용등급은 Aaa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3대 신용평가사 중에 하나인 피치도 무디스와 입장을 같이 했다.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최고 등급보다 한 등급 낮은 AA+를 매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