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금융사의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조작 의혹과 관련한 집단소송이 빠르면 다음주 중 접수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소비자원은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계기로 은행들의 CD 금리 담합 및 조작 가능성이 커지자 'CD금리 부당 이득 환수를 위한 집단 소송' 절차에 들어갔다.

금융소비자원은 CD금리 조작으로 금전적 손해를 본 소비자를 대상으로 소송 신청을 다음주부터 접수한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공정위의 CD금리 조작의혹 조사를 계기로 집단소송을 준비했다"며 "다음 주부터 피해자를 접수해 집단소송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고 말했다.

금융소비자원은 은행권의 CD 금리 조작으로 대출자들이 연간 1조6000억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했다. 이런 관행이 10여년간 지속됐다면 피해액은 16조원을 넘고 피해자는 1000만명을 초과해 역대 최대 규모의 집단소송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최대 집단소송은 한국소비자원과 금융소비자연맹이 제기한 사건이다. 한국소비자원은 금융사가 대출자에게 전가한 근저당권 설정 비용을 돌려달라는 집단소송을 피해자 4만2000명을 대신해 최근 냈다. 피고는 금융사 1500여 곳이다.

금융소비자연맹은 지난 4월 공정위에 담합 사실을 리니언시(자진신고자 감면)한 삼성생명, 대한생명, 교보생명을 대상으로 최대 10조원가량의 공동 소송을 진행 중이다. 금융소비자연맹도 CD금리 조작 의혹과 관련해 집단 소송 여부를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 조사 결과를 지켜보면서 은행에 부당이득 환수를 촉구하고, 거부되면 집단 소송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다른 시민단체들도 이번 사안에 대해 분주히 대응하는 모습이다. 서민금융호보네트워크, 빚을 갚고 싶은 사람들의 모임, 소상공인단체연합회, 참여연대,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 진보연대, 투기자본감시센터, 금융소비자협회 등은 최근 CD금리 밀약 의혹에 대해 금융 당국이 책임 있는 자세로 대처를 해줄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