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휴가, 쿨~하게 바뀐 고속도로로 '씽씽'

2012-07-23 17:49
갓길 차로제로 평균 통행 속도 28km/h 빨라져<br/>경제적 효과도 연 910억원 기대<br/>한국도로공사 "추석 이전 개통 구간 확대할 것"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여름 휴가철이 성큼 다가왔다. 일상생활에서 탈출하는 휴가길은 언제나 즐거워야 하지만 답답한 고속도로 정체만 생각하면 머리가 지끈지끈하다. 설이나 추석 등 민족 대이동이 이뤄지는 명절에도 마찬가지다.

한국도로공사(사장 장석효)는 휴가·명절 때 국민들의 편안한 고속도로 이용을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갓길 차로제 및 진입로 조절 등으로 정체를 해소하는 한편 휴게소의 이용 여건 개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앱(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한 실시간 정보는 집을 떠나기 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본지는 피서객 등이 편안하게 고속도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금까지 잘 알지 못했던 고속도로 교통혼잡 개선 대책 및 휴게소 서비스를 집중 소개한다.

갓길 차로제가 운영되면서 고속도로 정체 구간이 많이 줄어드는 효과를 보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도로공사]
해가 지날수록 자동차 등록대수가 늘어나면서 고속도로 교통량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주 5일제 근무·등교 확대로 여가활동 인구가 급증, 주말 정체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고속도로 정체 구간(통행속도 40km/h 미만)은 51개소 373km로 전체 고속도로의 5.1%에 달한다. 고속도로 정체에 따른 교통 혼잡비용은 연간 약 2조8000억원이 발생하고 있다.

이같은 고속도로 정체 해소를 위해 도로공사는 갓길 차로제 및 진입로·영업소 교통량 조절, 교통정보 제공 등을 추진하고 있다.

◆갓길 차로제 운영, 경제 편익 연간 910억원

갓길차로제 개요도.
갓길 차로제란 출퇴근 시간이나 주말 등 휴일기간에 교통량이 집중돼 통행 속도가 70km/h 미만으로 떨어질 때, 갓길 차로를 활용해 도로 용량을 늘리는 기법이다. 갓길 사용때 안전을 위해 비상주차대와 신호기 등도 함께 설치된다.

갓길 차로는 현재 전국 고속도로 18개 구간 111km에서 운영 중이다. 지금까지 갓길 차로제 시행으로 시행 구간의 평균 통행 속도가 28km/h 빨라졌다. 연간 910억원의 경제적 편익도 발생했다. 정체 해소에 따른 이산화탄소(CO2) 감축 효과도 연간 3만t에 달한다.

도로공사는 휴가철을 앞둔 지난 20일 경부고속도로 천안IC~안성IC(서울 방향) 20km 구간 갓길 차로를 개통했다. 기존 천안삼거리휴게소~천안IC 구간(4차로) 갓길 차로 및 안성IC~안성분기점 5차로 구간과 연결돼 주말 나들이와 휴가철 귀경길 교통 혼잡 해소에 큰 도움을 줄 전망이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천안IC~안성IC 구간 갓길 차로 개통으로 정체 시간대 평균 통행 속도가 시속 62.1km에서 75.8km 빨라질 것”이라며 “사회적 편익도 연간 162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상주차대(21개)·신호기(36개)·도로전광표지(1개) 등 설치로 차량 갓길운행을 통제해 교통사고 등 비상상황 시에는 갓길 본래의 기능을 수행하도록 했다.

이밖에도 추석 이전에는 안성분기점~동탄분기점(서울 방향) 구간 갓길 차로도 개통될 예정이다. 이 구간이 개통되면 경부고속도로 서울 방향 천안 북쪽은 동탄분기점~기흥IC(6.4km) 구간을 제외하고 전 구간이 편도 5차로로 이용 가능해진다.

◆고속도로 신호등…연결로 혼잡 해소 탁월

주말 평균 정체 길이.
교통 흐름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진입로 신호 조절과 영업소 진입교통량 조정도 교통 혼잡 해소에 기여할 전망이다.

진입로 신호 조절(Ramp Metering System)은 도로공사가 국내 최초로 정착시킨 교통관리 기법이다. 고속도로 진입연결로에 신호등을 설치해 진입 교통량을 적절히 조절하는 방식이다.

현재 서울외곽선 장수~중동구간 3개 나들목(장수·송내·중동)과 영동선 여주휴게소(강릉 방향) 등 6개소에서 시행 중이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진입로 신호 조절은 확장이 어렵고 특정시간에 고속도로 진입 차량이 집중되는 대도시 연결로에서 효과가 탁월하다”고 설명했다.

도로공사에 따르면 이 시스템 시행 결과 출퇴근 시간대 주행 속도는 최대 19km/h 향상돼 경제적 편익이 연간 13억원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CO2(이산화탄소) 감축량은 연간 7000t에 달한다.

영업소 진입교통량 조절은 주말·명절 연휴기간에 장거리 교통량이 집중될 때 영업소의 진입 차로 수를 감소시켜 고속도로 진입교통량을 조절하는 교통관리 기법이다. 현재 경부선 등 4개 노선 230km구간 18개 영업소에서 본선 통행 속도가 80km/h 이하로 떨어질 경우 운영된다.

이 제도 시행 결과 통행 속도가 9.7km/h 향상됐다. 또 경제적 편익이 연간 393억원, CO2 발생량은 연간 9000t 감소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도로공사는 분석했다.
한국도로공사가 영업소 진입차로수를 줄여 교통량을 조절하는 영업소 진입조절 운영 모습.


◆최신 교통정보 미리 알고 나서야

도로공사는 정확한 교통정보 제공을 위해 지난 1993년부터 지능형 교통시스템(ITS)를 구축하고 있다. 현재 고속도로 총 연장 3743km에 폐쇄회로(CC)TV와 차량 검지기(VDS)를 2~3km, 1km 간격으로 각각 설치했다.

이 장비는 영상·속도·사고정보 등을 수집해 전국 고속도로 교통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다. 2009년부터는 첨단 교통정보 생성기술인 하이패스 교통정보시스템이 구축, 활용되고 있다.

이 시스템을 기반으로 수집된 정보는 교통센터와 전국 58개 지역 상황실에서 모니터링 요원들이 분석·가공해 스마트폰과 TV·라디오·도로전광표지(VMS)·인터넷·트위터·교통방송 등을 통해 제공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고속도로 교통정보 앱’의 경우 지난달 다운로드 횟수가 600만건을 넘어섰다. 올해 설에는 하루 접속 건수가 270만건이 넘을 정도로 이용이 증가 추세다. 2월에는 감사원으로부터 모범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오는 9월부터는 스마트폰용 모바일 교통방송앱이 시범 운영될 예정이다.

또 도로공사 교통센터에서는 정체 시간·노선대를 피해 고속도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전문가로 구성된 교통 예보팀이 주말에 상시 운영 중이다. 예보팀은 과거 5년간의 누적 교통정보를 활용해 대도시간 소요시간·정체 예측 등을 제공한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지능형 교통관리시스템 구축 및 교통정보 제공에 힘입어 주말 정체 길이가 10% 이상 줄었다”며 “올해 설의 경우 주요 대도시간 소요시간이 작년 대비 30% 이상 짧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도로공사가 다양하게 제공 중인 고속도로 교통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