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자치구 "정부 지원 없으면 무상보육 10월부터 중단돼"

2012-07-20 10:26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서울시의 25개 자지구가 올해 만0~2세 무상 보육에 예산이 부족하다며 정부를 상대로 지원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자치구들에 따르면 오는 10월 무렵 예산이 고갈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특별시구청장협의회(회장 노현송 강서구청장)는 20일 오전 7시 30분 시청 서소문청사 13층 간담회장서 개최된 구청장협의회 제98차 전체회의에서 0~2세 무상보육 중단위기에 따른 긴급 대책을 이날 주요 안건으로 상정해 논의를 진행했다. 이어 중앙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11시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했다.

구청장들은 "국회와 정부는 지난해 12월 31일 어떠한 사전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0~2세 보상보육'을 전면 확대하는 예산안을 통과시킨 이후 지방정부가 빚을 내어 혼자 해결하라는 식의 책임 떠넘기기로 일관해왔다"며 "영유아 무상보육이 중단될 위기를 맞고 있다"고 현재 상황을 밝히며 이를 지적했다.

이어 "현재 지방정부는 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른 지방세수의 급격한 감소 등으로 무상보육에 대한 지방정부 분담금인 6600억을 빼도 기존 세출을 줄이는 감액 추경을 고려해야할 정도로 재정여건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서울시 역시 0~2세 무상보육 추가 분담금으로 약 1300억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25개 자치구는 합계 700여억 원의 분담금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청장들은 "매년 증가하는 사회복지 보조사업 분담금이 예산 규모의 50%에 달하는 재정 상황을 감안할 때 이는 도저히 감당 못 하는 점을 정부는 인식해야 한다"며 "책임있는 정부라면 정부가 약속하고 시행한 0~2세 무상보육 정책의 안정적 시행을 위해 신뢰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청장들은 협의회 명의로 기자회견과 성명서를 통해 이날 ▲영유아 무상보육 추가 소요분 전액 국비 지원 ▲보육사업 국고보조율 인상 등 각종 복지사업에 대한 중앙과 지방정부 역할분담 ▲특별시·광역시의 재정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방안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다음은 서울시 구청장협의회가 발표한 성명서.


0~2세 무상보육 중단 위기에 따른
서울특별시구청장협의회성명서

- 정부는 영유아 무상보육 사업 지속 추진을 위해 추가 소요예산 전액을 조속히 지원하라 -

서울특별시구청장협의회는 저출산 문제 해결 등을 위한 무상보육 확대 조치는 보편적 복지로서 중단없이 추진되어야 하는 시대적 요구라는 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국회와 정부는 지난해 12월말 지방정부 의회 회기가 끝난 시점에서 어떠한 사전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0~2세 무상보육'을 전면 확대하는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또한 지난 7월 17일 열린 당정협의회에서도 그동안 꾸준히 제기되어온 지방정부의 재정부담 완화에 대한 대책은 전혀 마련하지 않은 채, 지방정부가 빚을 내어(지방채 발행) 알아서 해결 하라는식의 책임 떠넘기기로 일관함에 따라 자칫 영유아 무상보육이 중단될 위기를 맞고 있다.

현재 지방정부는 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른 지방세수의 급격한 감소, 사회 양극화 해소를 위한 사회복지비의 증가 등으로 무상보육 지방정부 분담금 약 6600억원을 제외하더라도 기존세출을 줄이는 감액 추경을 고려하여야 할 정도로 재정여건이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서울특별시와 각 자치구도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한 0~2세 무상보육 추가 분감금으로 약 2000억원이 필요한 상황이며, 매년 증가하는 사회복지 보조사업 분담금이 총예산규모의 50%에 육박하는 재정여건을 감안할 때 이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는 점을 정부에서도 충분히 인식해야 한다.

책임있는 정부라면 정부가 약속하고 시작한 0~2세 무상보육 정책의 안정적 시행을 위해 신뢰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하며, 많은 국민과 부모님들은 정부의 책임있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이에 서울시 25개 자치구 구청장은 보조사업에 대한 정부의 일방적 결정과 책임전가에 따른 지방재정 위기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고, 영유아 무상보육사업의 지속적인 추진을 위해 1000만 시민의 뜻을 모아 다음과 같이 강력히 요구한다.

1. 우선 금년도 무상보육이 지속적·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추가 소요분 전액을 국비로 조속히 지원하라. 그렇지 않을 경우 부득이 0~2세 무상보육 정책이 중단되는 사태가 초래될 수도 있음을 심히 우려하며 그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 있음을 밝혀둔다.

1. 향후 복지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보육사업 국고보조율 인상 등 각종 복지사업에 대한 중앙과 지방정부의 역할분담을 명확히 하고, 국비지원 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방안을 시급히 마련하라.

1. 인구수, 아동수, 기초행활수급자수 등 사회복지, 환경, 교통 등의 행·재정수요를 유발하는 각종 지표가 시·군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 갈수록 재정여건이 어려워지고 있는 특별시·광역시의 자치구 재정문제에 대한 근본적 해결방안을 제시하라.

2012.7.20
서울특별시 구청장 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