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철 신원 회장…"명품과 해외시장 공략으로 승부수"

2012-07-15 17:00

아주경제 강규혁 기자 = IMF 외환위기 당시 그룹 붕괴 위기까지 내몰렸던 박성철 신원그룹 회장이 화려하게 부활했다.

내수 시장을 평정한 최근에는 세계 시장을 향한 특유의 뚝심까지 발휘하고 있다.

신원그룹은 15일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로메오 산타마리아(Romeo Santamaria)'의 지분 100%를 기존 소유주인 '산타마리아 회사(Santamaria SRL)'로부터 인수했다고 밝혔다. 신원이 해외 브랜드를 인수한 것은 창립 39년 만에 처음이다.

박 회장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글로벌 명품시장에 본격 진입, 신원을 글로벌 패션 유통기업으로 도약시킬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글로벌 명품시장에서 로메오 산타마리아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오는 2017년까지 전 세계 유통망 150개, 매출 3000억원을 목표로 잡았다. 세계 최대 명품시장의 중심으로 급부상 중인 중국 시장 진출도 계획 중이다.

중국 및 아시아 진출은 신원이 이탈리아 현지법인인 S.A. MILANO로부터 제품을 수입해 브랜드 판권을 행사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특히 신원은 패션부문 본사를 중국으로 이전시킨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어, 로메오 산타마리아의 성공 여부는 향후 신원의 중국 시장 전략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전격적으로 발표된 이번 인수와 관련, 평소 명품 브랜드 육성의 필요성을 강조해온 박 회장의 철학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성철 회장은 올해 초 지식경제부가 창립한 '명품 창출 포럼' 회장으로 선임되는 등 명품 등 고부가가치사업을 통한 지속가능 경영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해 왔다. 불황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국내 패션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보다 과감한 투자와 공격적인 경영으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박 회장은 지난해 말 4년 만에 대표이사로 일선에 복귀한 이후 신규 브랜드 론칭, 현지법인 설립, 자사 브랜드 해외진출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며 기업 체질 개선과 미래성장동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반하트 옴므 △이사베이 드 파리 △세스티 등 브랜드를 잇따라 선보였다. 남성복 브랜드 반하트 옴므의 경우 신원 브랜드 가운데 최초로 국내는 물론 이탈리아·프랑스·중국 등에서 상표권을 출원하며 글로벌 브랜드로의 육성을 준비하고 있다.

또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 각각 현지법인을 설립했으며 데님 브랜드 '씨위(siwy)'의 독점판매권과 중국 내 라이선스도 확보했다. 박 회장의 공격경영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박 회장은 이번 인수 외에도 추가적인 인수 및 관련산업 진출을 통한 패션 명품 브랜드 육성과 브랜드력 강화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