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쇼크' 소비자물가 중 채소 19.8% ↑…다음달 더 뛴다

2012-07-02 16:45
가뭄 여파·교통요금·전기·수도·가스요금 줄줄이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넉 달째 2% 초반대로 내려앉았다. 국제유가 하락 및 보육료·급식비 등 '무상보육' 효과가 나타나면서 물가가 안정세를 이어간 것이다.

그러나 104년 만의 가뭄으로 일부 농수산물 가격이 급등했고, 공공요금·교통비도 오름세를 이어가는 등 물가불안 요인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2%대 물가 시현…국제유가 하락·무상정책 효과

통계청이 2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2% 오르는 데 그쳐 안정세를 보였다.

이는 국제유가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6월 두바이유 가격이 평균 95.33달러를 기록해 지난해(109달러)보다 낮은 수준에 거래됐다. 이는 6월 소비자물가를 0.15%포인트 내리는 효과로 이어졌다. 다만 국제유가가 오를 때는 국내 가격이 빨리 반영되고, 내릴 때는 천천히 반영되는 경향이 있어 휘발유(5.9%)와 경유(2.9%) 가격은 여전히 오름세다.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보육시설 이용료 및 학교급식비도 물가를 끌어내린 원인이 됐다. 보육시설이용료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34%, 학교급식비는 -19.1%로 각각 떨어졌고 유치원 납입금도 -11.1%를 기록했다. 이들의 가중치는 전체 물가에서 1.79%로 높은 편이다.

◆'가뭄 쇼크' 7월 물가에 본격 반영될 듯

두 달 내내 가뭄으로 농수산물 가격이 지난해보다 크게 올랐다. 신선채소 가격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9.8% 높았다. 품목별로는 고춧가루(72.5%), 파(84.7%), 배추(65.9%), 감자(55.6%), 고구마(41.5%) 등이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가뭄의 영향이 2개월간의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후 인상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안형준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지난주 비로 가뭄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 하더라도 가뭄 여파가 다음달에는 나타날 것"이라며 "지난 2010년 6월 가뭄의 여파가 3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크게 반영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교통비도 복병이다. 경기·인천지역의 버스비가 인상되면서 시내버스료는 12%, 전철료는 14% 올랐다.

공공요금도 크게 올랐다. 전기·수도·가스의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4.2%, 전월 대비 0.3%를 기록했다. 가중치 비중이 높은 전기료(20.8) 인상이 예고되고 있어 향후 물가에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