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의 '아킬레스건' 부족한 정비망
2012-06-28 16:02
수입차가 국내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선 '아킬레스건' 격인 서비스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수입차 회사들 역시 판매 확대에 맞물려 서비스망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국내 최대 규모의 푸조 성수 서비스센터 내부 모습. (사진= 아주경제DB) |
28일에는 B사가 변속기 결함으로 차량 교환을 요구한 한 고객에 거짓 정보를 들며 이를 거부한 것은 물론 법적 소송까지 거론한 사실이 한 인터넷 매체(세계닷컴)를 통해 보도되며 이슈가 되기도 했다. 사실 인터넷 자동차 관련 사이트에서는 이 같은 불만 사례가 일일히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물론 이 같은 불만은 비단 수입차에 국한된 게 아니다. 불만도는 오히려 국산차가 높다. 최근 국내 시장조사기관 마케팅인사이트가 약 1만명의 신차 구매자를 대상으로 불만족 여부를 설문조사한 결과, 수입차의 불만족 정도(26.5%)가 전체(33.6%)보다 낮았다. 문제는 예전 수입차 불만은 돈 많은 일부 소비자의 일로 치부됐으나, 이제는 보편적인 문제가 된 것이다.
정부도 이 같은 불만을 감안, 부랴부랴 수입차 정비 실태 파악에 나섰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달 초 수입차 7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서비스센터 1곳 당 차량등록 대수를 조사, 그 결과를 발표했다.
벤츠는 1곳당 3672대, BMW 3306대, 폭스바겐 2677대, 혼다 2625대, 아우디 2589대, 렉서스 2519대, 그나마 가장 적은 토요타도 1794대로 국내 브랜드에 비해 턱없이 많았다. 공임비 역시 가장 많은 벤츠는 6만8000원, 가장 적은 토요타는 4만2000원으로 국산 브랜드에 비해 2~3배 높았다. 원은 이를 토대로 적정 보험료 등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역시 지난 20일 본지 ‘제3회 소비자안전포럼’에서 “국산차에 비해 5.3배 높은 부품값이 수입차 시장 확대를 막고 있다”며 “부품ㆍ수리비가 공개되고 일부 브랜드가 가격을 낮추고는 있지만, 주요 부품에 대한 국내 OEM 생산 등 가격을 낮출 특단의 방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수입차 회사 역시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 전국에 서비스 네트워크 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딜러사 선정, 서비스센터 설립, 전문 엔지니어 교육 등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분간 수입차의 서비스 수준 향상이 판매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은 지속될 수 밖에 없다. 수입차에 위협을 느낀 일부 국산차 회사들이 ‘서비스’에 목소리를 높이는 것 역시 상대적으로 부족한 서비스 인프라가 수입차의 ‘아킬레스건’이기 때문이다.
한 수입차 회사 관계자는 “급격히 늘어난 만큼 당장 획기적으로 개선할 방법은 없다”면서 “이 같은 문제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며, 향후 본격적인 수입차 시대를 만들어가기 위해 서비스 부문의 개선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