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성대원군 한글편지 '뎐 마누라 젼(前)'의 '마누라→명성왕후'
▲흥선대원군(왼쪽)과 명성황후 |
이종덕 한국학중앙연구원 전임연구원은 어문생활사연구소가 최근 주최한 '선시대 한글편지 공개 강독회'에서 흥선대원군의 편지 봉투에 적힌 '뎐 마누라 젼(前)'은 며느리인 명성황후를 뜻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흥선대원군은 1882년 임오군란이 실패한 뒤 청나라로 끌려가 유폐생활을 하던 중 이 편지를 보냈다. 이 연구원은 "편지 봉투에 적힌 '뎐 마누라 젼'의 '뎐'은 대궐 전(殿)자이며 '마누라'는 지체 높은 사람의 부인을 높여 부를 때 사용된 말"이라며 이 편지는 당시 임오군란으로 쫓겨났다 청군의 도움으로 복귀한 명성황후에게 보낸 것이라 설명했다.
또 이 연구원은 "(순조 임금의 딸 덕온공주의 손녀인) 윤백영 여사의 글에도 '뎐 마누라'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중전을 가리키는 말이었다"면서 "그동안 '마누라'를 '아내'를 가리키는 말로 해석해 이 편지가 대원군이 자기 부인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편지의 사연으로 보아도 대원군의 부인이 될 수가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흥선대원군이 톈진에 잡혀가 있을 때 중전은 명성황후였다"면서 "편지 내용 중에는 그동안 잘 이해가 되지 않던 부분들이 있었는데 '마누라'를 부인이 아닌 며느리인 명성황후로 보면 편지 내용이 맞아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편지 내용 중 '마마께서는 하늘이 도우셔서 환위(還位)를 하셨거니와 나야 어찌 생환하기를 바라오리까'에서 '환위'는 제자리로 돌아옴이라는 뜻으로, 임오군란 때 명성황후가 지방으로 피신했다가 왕궁으로 돌아오신 일을 가리키는 말이라는 게 이 연구원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