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가계·비영리단체 여유자금, 3년來 최대 규모

2012-06-14 12:00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올해 1분기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여유자금이 3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2년 1/4분기중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이 기간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자금운용비용에서 자금조달비용을 뺀 자금잉여규모는 32조7000억원으로, 전분기 19조4000억원보다 크게 확대됐다.

이는 지난 2009년 1분기 33조3000억원 이후 3년만에 최대 규모다.

자금순환표상 가계는 소규모 개인사업자를 포함하며 비영리단체는 가계에 봉사하는 소비자단체와 자선ㆍ구호단체, 종교단체, 노동조합, 학술단체 등 민간비영리단체를 의미한다.

이 기간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자금조달 규모는 3조4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무려 26조1000억원 축소됐다.

은행 등 예금취급기관 차입금이 2000억원 증가에 그친 데다 여신전문기관과 보험대출 등 기타금융기관 차입 역시 2조3000억원 늘며 증가폭이 크게 축소됐기 때문이다.

자금운용 또한 36조1000억원으로 전분기대비 12조8000억원 줄어들었다.

보험 및 연금 운용규모가 전분기 19조3000억원에서 22조6000억원으로 커졌지만, 예금이 23조9000억원에서 16조2000억원으로 대폭 축소되고 유가증권 역시 4조원에서 -3조1000억원으로 규모가 대폭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한은 경제통계국의 정유성 자금순환팀장은 “가계 조달규모는 곧 금융기관 대출을 의미한다”면서 “1분기 중 상여금 지급 등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둔화한 데 따라 전반적인 조달 규모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부채 증가율도 3년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 기간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기관 대출금과 정부 융자, 파생금융상품과 상거래 신용 등을 포함한 부채 합계는 1106조863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1103조4711억원보다 0.3% 늘어난 수치로, 증가폭으로는 지난 2009년 1분기(0.0%) 이후 12분기만에 가장 낮았다.

이와 달리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현금통화 및 예금, 보험 및 연금, 채권 등을 포함한 금융자산 합계는 2365조284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7% 늘었다.

자산이 부채 수준을 앞지르면서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2.14배로 전년말(2.09)에 비해 상승했다.

반면 비금융법인은 자금부족 규모가 확대됐다.

1분기 비금융법인의 자금조달 규모는 53조6000억원으로 전분기 27조1000억원보다 확대됐으며, 자금운용 규모 또한 32조9000억원으로 전분기(26조4000억원) 보다 6조5000억원 늘어났다.

기업의 자금조달이 늘어난 것은 회사채 발행이 전분기 6조8000억원에서 12조6000억원으로 증가하는 등의 영향으로 직접금융이 전분기(9조6000억원)에서 대폭 확대된 30조7000억원을 기록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자금운용은 금전신탁을 중심으로 예금이 11조3000억원에서 17조9000억원으로 증가한 가운데 유가증권도 전분기 5000억원 감소에서 17조3000억원 증가로 전환한 데 따라 규모가 커졌다.

이에 따라 비금융법인의 자금부족 규모는 전분기(2000억원) 대비 확대된 20조8000억원이었다.

한은 정 팀장은 “기업의 자금부족 규모가 확대된 것은 1분기 설비투자가 증가하면서 자금이 많이 흘러들어갔기 때문”이라며 “설비투자 증가는 향후 국민경제에 바람직한 영향을 미치므로 상황을 단정적으로 바라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3월말 현재 우리나라 경제주체들의 총 금융자산은 전년말 대비 3.7% 증가한 1경1300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비금융부문의 금융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금융자산은 1543조8000억원으로 전년말보다 104조원이 늘었으며, 이에 따라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1.44배로 전년말(1.42배)보다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