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수 2500만명시대?…‘이상한 호조세’

2012-06-13 16:22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외화내빈'. 5월 고용동향 결과를 두고 전문가들이 하는 말이다.

표면상 글로벌 경기의 급격한 둔화 상황에서도 5월 우리 고용시장은 선전했다. 산업동향 등 경제지표가 주춤하는 와중에서도 고용만큼은 일보 전진한 것이다.

그러나 고용지표를 뜯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한창 일할 나이인 20대와 30대는 취업자가 줄고, 은퇴연령인 50대와 60대만 늘어난 것이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취업자 수는 2513만3000명으로 집계돼 처음으로 2500만명을 넘었다. 특히 지난해 같은 달보다 47만2000명이 늘어나 8개월 연속 40만명 이상 증가세를 이어갔다.

취업자 수가 8개월 연속 40만명 이상 증가하고 전체 취업자 수가 사상 처음으로 2500만명을 넘어서는 등 5월에도 고용 '랠리'가 이어졌다.

반면 20~30대 고용률이 0.2%포인트 하락했고, 인구증감 효과를 제외해도 20대는 1만1000명, 30대 취업자는 1만2000명 줄어 20~30대 취업자가 감소하고 청년층 실업률이 상승하는 등 젊은층의 고용은 부진했다.

비교적 안정되고 고임금 일자리라고 할 수 있는 제조업 취업자는 6만7000명 줄어 10개월째 감소세다.

반면 자영업자는 18만6000명(3.3%) 증가했다. 시간별로도 17시간 미만 단시간 근로자가 9.6%나 늘었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인력정책과장은 "제조업 취업자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최근 제조업 생산지표가 개선되면서 감소폭이 점차 축소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렇다보니 "정부의 실업률 통계가 고용시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은 여전하다. 이는 정부의 실업통계에 구직단념자, 취업준비자, 취업무관심자 등이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이번 자료에 '자주하는 질문'이라는 내용까지 첨부해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라 만들어져 우리 고용지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의 공식 통계가 현실과 맞지 않다보니 되레 민간연구소에서 자체 집계하는 '사실상 실업자' 통계가 더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상 실업자 통계에 따르면 공식 통계보다 실업자가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정부라는 비난을 받지 않으려면 우리나라의 특수성을 반영한 지표를 마련해 올바른 고용정책을 펴야 한다고 제언한다.

이준엽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구직단념자, 취업준비자, 취업무관심자도 사실상 실업자인 만큼 이를 반영해야 한다"며 "정부의 말대로 국제기준을 우선하더라도, 각계 전문가 의견을 수렴한 고용통계판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