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 품은 카트라이더'..엔씨소프트, 넥슨에 넘긴 이유는?

2012-06-10 09:19
8045억원에 14.7% 인수..김택진 대표, 부동산 사업에 본격 뛰어드나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국내 게임 업계를 대표하는 두 ‘김씨’가 사고를 쳤다.

그 둘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김정주 NXC 대표다.

서울대 공대 1년 선후배 사이이기도 한 두 사람은 지난 8일 게임업계 최대 규모 빅딜을 성사시켰다.

넥슨이 엔씨소프트 지분 14.70%(321만주)를 취득한 것.

매입가는 주당 25만원이며 총투자금액은 8045억원이다.

넥슨이 사들인 주식은 엔씨소프트 창업자이자 김택진 대표의 지분 24.7% 가운데 일부다.

거래 지분이 14.7%로 결정된 것은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 대상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15% 이상의 지분을 획득해야 공정거래법상 기업결합신고 대상이 된다.

경영권은 김택진 대표가 그대로 유지한다.

넥슨은 앞서 네오플, 엔도어즈, 게임하이, JCE 등 굵직한 게임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으로 쏠쏠한 재미를 봤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업계에 충격으로 다가왔다.

넥슨은 이번 지분 취득으로 명실상부한 최대 게임 회사가 됐다.

양사는 국내외 게임 시장 선두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친 라이벌다.

이 때문에 업계는 이번 지분 매각을 쉽사리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김택진 대표가 자기 지분을 왜 팔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김택진 대표가 부동산이나 다른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냐는 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두 공룡 기업의 결합은 게임업계에서 독점적 위상을 확보하며 새로운 시너지를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캐주얼게임부터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등 게임 전 영역을 아우르는 콘텐츠를 쉽사리 확보하게 됐다.

특히 엔씨소프트의 개발력과 넥슨이 가지고 있는 마케팅력, 자금력이 합쳐지면 글로벌 게임시장에서도 상당한 힘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이번 파트너십으로 엔씨소프트가 가진 개발력과 넥슨의 글로벌 퍼블리싱 플랫폼이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강력한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실제로 국내 게임업체 중 최초로 일본 증시에 상장하며 일본·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 강세를 보여온 넥슨과 10여년 전부터 북미·유럽 시장에 공을 들여온 엔씨소프트의 결합은 해외시장에서도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