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분유 품질 사상최고" 보고서 발표에 중국인 반응은
2012-06-01 16:19
아주경제 베이징 특파원 조용성 기자= 중국유제품공업협회가 자국의 유제품 품질이 사상최고수준을 보이고 있다는 입장을 내자 중국 각계가 믿을 수 없다며 격한 비난을 퍼붓고 있다.
유제품공업협회는 지난달 28일 발표한 ‘유아분유품질보고서’를 통해 “3년동안 제품을 표본검사해본 결과 합격률이 99%에 달했다”며 “최근 유제품이나 분유의 품질과 안전도는 역사상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으니 소비자들은 마음껏 구매해도 된다”는 의견을 냈다. 하지만 중국의 언론과 네티즌들은 어불성설이라며 분노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번 보고서가 나오기 1년여 전인 지난해 7월 유제품공업협회는 한 포럼에서 중국 유제품의 검사기준은 글로벌 최저수준이라고 토로한바 있다. 당시 공개된 검사기준은 글로벌 기준에 턱없이 모자라는 수준이었고 급기야 광저우(廣州)시의 유제품협회 이사장은 “세계 유제품업계의 수치”라고 비판했고, 광밍(光明)우유의 궈번헝(郭本恒) 총재 역시 “중국의 검사기준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토로한바 있다.
이미 검사기준이 최저수준임이 공개된 마당에 유제품공업협회가 그 기준을 들어 중국 유제품을 안전하다고 발표한 셈이다. 뤄양완바오(洛陽晩報)는 “최저의 검사기준을 적용해 역사상 가장 품질이 좋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며 "이는 소비자를 우롱하고, 여론을 호도하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우한완바오(武漢晩報)는 “분유시장 70%를 수입산 제품이 점유하고 있음을 감안할때 유제품협회의 마음이 급하다는 것은 알겠지만 자신을 고치지 않은채 손님 끌어들이기에만 급급해서는 안된다”며 “사상최고수준이라는 주장은 중국인민들의 실소를 자아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밖에도 웨이보(微博)의 네티즌들도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장쥔(張君)이라는 이름의 네티즌은 “3년전 멜라민 분유사태가 일어났고 최근에는 소오줌 우유가 유통됐었다”며 “그런데도 3년동안의 합격률이 99%라니 기가 막힐 따름이다”고 말했다.
또 한 네티즌은 “지금은 말장난을 할 때가 아니라 국가의 품질검사 기준을 높이고 검사를 엄격하게 하는 등의 개혁을 할 때”라며 “중국의 분유업체들은 소비자의 외면을 엄중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