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人 유가증권시장 시총 5일 만에 7조 늘었다?
2012-05-29 10:48
아주경제 이성우 기자=이달 들어 4조원 가량을 팔아치우고 있는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에서는 저점 대비 7조원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한 달 가량 만에 34%를 하회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대해 외국인이 최근 대형주에 대한 매도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중소형주로 시선을 돌리면서, 팔아치웠던 대형주는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바구니에 담았던 중소형주가 상승세를 타면서 시가총액도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시가총액은 지난 25일 356조1716억원으로 지난 1월 이후로 최저점을 기록했던 지난 18일 348조9160억원 대비 7조2556억원 이상 늘어났다. 이 기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8116억원 이상을 팔아치웠다는 점에서 시가총액 증가는 다소 의외다.
특히 지난달 말 대비로 외국인 시가총액은 394조292억원에서 356조1716억원으로 37조8576억원 가량 줄었다. 이 기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순매도를 기록하면서 3조9714억원을 내다 팔았다.
반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5일에 33.91%를 기록해 약 한달 만에 34%를 하회했다. 외국인이 11조원 이상 주식을 사들이면서 보유 비중은 지난 4월3일 34%를 넘어서면서 지난2007년 8월 이래 4년8개월 만에 34%대로 올라선 바 있다. 이를 약 한달 만에 다시 내려선 것이다.
사실상 외국인 시가총액이 저점 수준이었던 지난 18일에도 34%를 유지했으나 당시보다 시가총액이 증가했음에도 보유비중은 감소한 것이다.
이는 외국인이 시선이 변화된 덕분이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10조원 넘게 쏟아 부었던 대형주들로부터는 자금을 연일 회수하고 있는 와중에도 그동안 외면했던 중소형주는 담아두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이 팔아치운 대형주들 주가는 연일 하락세를 타고 있지만, 중소형주의 경우 함박웃음을 지으면서 시가총액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됐다.
지난 21일 이후 외국인의 순매도 상위 종목들을 살펴보면,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로 가득차 있다. 제일 많이 팔고 있는 종목은 삼성전자로 1198억원 이상 순매도했고, 현대차와 현대중공업도 300억원 이상 팔아치웠다. LG화학과 삼성생명, 신한지주, SK하이닉스, 한국전력, KB금융, SK이노베이션, NHN 등도 순매도 상위 20개 종목 안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종목은 모두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15위안에 속하는 종목들이다.
반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15위안에 속하는 종목들 가운데 외국인이 이 기간 순매수하는 상장사는 4개에 불과하다. 또한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98위를 차지하고 있는 맥쿼리인프라는 외국인이 이 기간 4번째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이다. 실제 이날 영국의 자산운용사인 뉴톤 인베스트먼트(Newton Investment Management Limited)는 맥쿼리인프라 주식 2028만960주(지분 6.12%)를 신규 취득해 보유 중이라고 공시하기도 했다.
아울러 코스닥시장 대장주인 셀트리온도 9번째로,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19위인 GKL은 17번째로 많이 순매수했다. 이밖에 에이블씨엔씨와 에스원, 영원무역 등의 중소형주도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종목 대부분은 올해 높은 주가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임세찬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관심이 중소형 주로 다변화하고 있는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하지만, 외국인들이 중소형주를 덜 판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