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좋아도 코스닥 종목이라는 이유로 외면 받아 “원망스러운 쏠림현상”
2012-05-17 10:16
아주경제 이성우 기자=실적이 좋아도 코스닥시장 종목이라는 이유만으로 외면 받는 경우가 적잖다. 사실상 지난 3월부터 일부 대형주 쏠림현상이 이어지면서 코스닥 상장사들이 시장에서 제대로 가치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부진도 기관 투자자들을 유가증권시장으로 발길을 돌리도록 만들었다는 분석도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 31위 종목인 솔브레인은 지난 1분기에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배 증가한 223억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이 종목은 지난 16일 주가 3만원선을 내주면서 연중 최저점까지 추락했다. 올 한해에만 주가상승률이 -22.41%로 집계됐다. 실적호조가 주가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한 셈이다.
골프존도 1분기 깜짝 실적에 향후 전망도 좋지만 주가에는 반영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골프존은 지난 7일 1분기 영업이익이 172억59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09억900만원, 당기순이익은 240억300만원으로 각각 21%, 106% 늘었다.
2분기에도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되면서 호 실적을 낼 것이라는 증권가 분석도 이어졌음에도 골프존은 실적 발표 당일도 0.75% 상승하는데 그쳤다. 그 이후로는 최근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지속되면서 6만원대 주가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다.
영업이익 증가율이 2만1700%로 제일 높았던 이퓨쳐도 1월 말 종가인 5270원보다 주가가 33.11% 하락한 상태다. 3월 말 이후로도 이 종목의 주가하락률은 7.72%를 기록하며 실적 개선을 주가에 반영하지 못했다.
또한 국내 1위 연성회로기판(FPCB) 업체인 인터플렉스는 전날 올해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매출액 1400억원, 영업이익 13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4.6%, 265.1% 증가한 것이며 역대 1분기 실적기준 사상 최대다. 또 전년도 3분기 이후 지속적으로 세 자릿수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실제 주식시장에서는 주가가 4거래일 연속 하락했고, 지난 4월5일 이후로 가장 낮은 주가로 추락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을 모두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음에도 예상을 넘는 견고한 실적에도 주가는 부진한 것이다.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96.96%까지 늘어난 유진테크도 주가가 연중 최저점 수준이고, 133.18%라는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한 파트론도 주가 움직임 지지부진한 상태다.
피델릭스도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순이익이 증가율이 1만4816.67%로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제일 높은 이 종목 역시 최근 4일째 주가 하락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기간 동안 주가하락률은 벌써 11.22%를 기록했다.
정근해 우리투자증권 스몰캡 팀장은 “3월 중반 이후 펀드 환매가 확산되면서 일반투자자들 역시 중소형주를 외면했고, 정부 당국의 신용 융자비율 축소 조치로 인해 스몰캡 시장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며 “더욱이 외국인과 기관도 종목 슬림화를 위해 대형주 집중매매로 돌아서 시장에 부정적이었다”고 분석했다.
일부에서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시총) 상위 종목이 속한 업종이 판이하게 다른 것도 기관의 코스닥시장 이탈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관은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종목 위주로 거래할 수밖에 없는데, 코스닥 시총 상위주들은 바이오 인터넷 게임 홈쇼핑 등 최근 들어 약세를 보이는 업종에 치우쳐 있기 때문이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