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이슈&진단> 중국 자본시장 전쟁의 전초전, 외국인 적격투자기관(QFII)
2012-05-17 08:15
중국증시를 보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가장 아쉽게 생각하는 것은 시장개방의 미흡이다.아시아권의 대만,한국,일본의 자본시장이 완전 개방되어 외국인 들의 투자비중이 25% 이상을 차지하는 것에 비하면 중국 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비율은 아직도 미미하기 그지없다.
물론 중국 증권시장 초창기에 중국 증권당국이B주 시장을 만들어 닻을 올렸지만 거래화폐가 달러인 점과 중국정부의 홀대로 시장이 성장하지를 못하고 정체 상태에 머물고 있다.
이에 대응하여 중국정부가 합법적으로 만든 외국인 증권투자제도가 QFII이다.외국적격투자기관(Qualified foreign institutional investor ,合格的境外机构投资者)이라 칭하는 이 제도는 중국의 증감회, 인민은행,외환관리국에서 공동관리하며 적법한 외국 투자기관이 신청을 하면 합법적인 심사기준을 통해 투자기관 선정을 하고 이에 상응한 투자액을 책정하여 부여한다.
금년 4월 말 현재 중국정부로부터 적격 투자기관으로 허가받은 기관수는 전세계 23개 국가에서 167개 기관이다. 이들 투자기관의 면면을 살펴보면 은행 23, 증권회사 13,자산관리 회사 91,보험회사 11,연금•기금29개로 자산관리 회사 비중이 압도적이다.
현재 외국투자기관들의 중국 자본시장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그 숫자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중국정부는 이에 맞추어 작년 말부터 승인기관 수와 투자한도를 대폭적으로 늘려주었다.작년 말 이후 신규로 허가받은 기관이 무려46개이고 이들에게 48.73억 달러의 투자액을 비준하였다.또한 앞으로 500억 달러를 더 늘려QFII의 총투자한도를 800억 달러까지 상향조정하기로 하였다.한국의 경우도 금년에 추가된 한국은행,국민연금,동부자산운용을 합쳐 모두10여 개가 넘는 기관이 중국 증시 투자자격을 획득하였다.
현재 중국증시에서 QFII가 차지하는 비중은 1.1% 정도이며 이는 외국인 합법 투자 주식인 B주식과 비슷한 규모이다.금년3월 23일 기준 QFII 계좌 총자산규모는 2,656억 위안이며 현재 이 투자금은은 주식, 채권, 은행에 각각 74.5%, 13.7%,9.6%로 분산되어 있다.중국정부 규정에 의하면 QFII 자격을 획득한 기관은 필히 6개월 내에 투자를 완료해야 하며 투자시 주식비중이 50% 이상이고 현금보유는 20% 이하로 유지해야 하는데 이 규정은 차후에 완화할 예정이다.
QFII기관은 현재 중국증권시장에108개 주식에 투자된 것으로 나타났으며,업종별로 살펴보면 금융보험 65%,금속•비금속 8.4% 식품•음료3.75%로 금융업종이 월등히 가장 높다.이중QFII가 소유한 지분율 상위 3개 주식은 화샤은행(華夏銀行,600015),탄루저(探路者,300005),중난중공(中南重工,002445) 으로 각각 11.27%,10.11%,9.12%로 비교적 높은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정부로부터 투자한도를 가장 많은 기관은 스위스은행이 7.9억 달러로 가장 높고,그 다음은 노르웨이 중앙은행으로 7억 달러이며 기타 기관들은 대부분 1억~2억 달러 한도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투자한도는 지난해 말 대대적 조정으로 크게 상향될 조짐이다.
중국정부가 QFII제도를 실시하는 이유는 국외투자자들의 투자수요를 만족하고 중국내 자본시장의 안정적인 발전과 대외개방을 추진하기 위해서이다. 개방을 하되 외국자본의 충격을 최소화 하며 이를 점진적으로 하겠다는 뜻이다.이러한 제도는 외국 투자기관으로부터도 호응이 받았다. 지금도 다수의 외국 투자기관들이QFII를 신청 대기중이며 이미 승인된 기관들도 중국정부에 투자금 증액을 요청하고 있는 상태이다.
중국의 자본시장은 아직 불완전하여 가야 할 길이 멀고 할 일이 많다. 하지만 ‘활발한 시장에 먹을 것이 많다’고 대부분의 외국 기관들은 중국의 자본시장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앞으로 한국은 그동안 축적한 자본시장 개방의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에서 새로운 파이를 찾아야 할 것이다. 또한 한국은 중국에서 지리적,문화적으로 상당히 유리한 경쟁조건을 갖추고 있다.이것을 잘 활용하고 또 준비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앞으로 한국 자본시장의 미래가 중국 자본시장에서의 성패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본다.
베이징= 간병용,중국증시 관찰자,본지 객원기자(kanhmc@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