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FTA, 경제효과는 물론 정치외교적 과실도 기대
2012-05-02 16:29
(베이징=조용성 특파원) 13억인구를 바탕으로 세계 최대규모의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과의 무역장벽을 완벽히 허물어낼 첫 단추가 꿰어졌다. 한·미 FTA, 한·EU FTA에 이어 한중FTA까지 체결된다면 우리나라는 세계 주요 3대 시장과의 장벽을 허물며 글로벌 무역대국으로 거듭나게 된다.
2일 한중 양국이 양국간의 FTA 협상개시를 공식선언하면서 수교 20년을 맞은 한중 양국의 경제교류는 질적인 업그레이드를 바라보게 됐다. 이날 중국 베이징 상무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은 "한·중 FTA는 한·중 양국간의 기존 경제협력 관계를 한 단계 더 높은 차원으로 끌어 올릴 것이며, 수교 20주년을 맞은 양국 관계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더밍(陳德銘) 중국 국무원 상무부장 역시 "한중 경제무역규모는 수교 이후 연 평균 23%씩 초고속 성장을 이어왔으며 중국은 한국의 교역대상국 1위, 한국은 중국의 교역대상국 3위에 올라있다"면서 "지난해 무역액이 수교 첫해 무역액의 50배를 넘은 만큼 향후로도 양국의 협력이 확대될 잠재력이 무척 크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한중FTA는 양국 기업은 물론 양국 국민에게도 이익이 될 것"이라며 "세계경제가 쇠퇴하고 보호무역이 고개를 드는 상황에서 동북아 경제통합은 물론 동아시아 경제통합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부여했다.
◆중국 내수진출 박차, 효과 파괴적
한중FTA가 체결되면 우리나라의 중국 내수시장 진출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된다. 중국은 이미 수출의존형 성장정책을 내수주도로 전환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대중수출 중 가공무역 비중은 51.4%에 달한다. 중국의 수출이 줄게 되면 우리나라의 가공무역용 대중수출도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 이미 올 1/4분기에 중국의 수출증가율이 전년 21.3%에서 6.9%로 줄어들면서,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 증가율도 16.7%에서 3.7%로 감소했다. FTA체결로 중국 내수의 빗장이 열리면 우리나라의 중국내수공략이 가속될 수 있다. 특히 가공무역용 중간재 수출은 관세환급을 받아 FTA의 효과가 미미하지만 내수시장용 수출은 관세환급이 없는 만큼 FTA의 효과가 클 수 밖에 없다.
민간공동연구결과 한중FTA가 체결되면 우리나라의 GDP는 3.1~3.2%, 총수출은 5.4~5.5%, 총수입은 5.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한중 FTA 발효 시 GDP가 2.72% 증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한·미 FTA(0.56%)나 한·EU FTA(1.02%) 효과를 뛰어넘는 것이다.
◆외국인투자 유입, 한반도 안정 효과도
투자장벽도 낮아지게 되는 만큼 중국내 우리나라 기업과 국민의 이익도 한층 더 보호되는 효과도 가져온다. 중국에 투자중인 상당수 중소기업은 중국의 불투명한 제도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기업 약 2만3000개가 중국에 진출해 있다.
외국인의 한국투자도 증가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미, 한·EU FTA에 이어 한중 FTA가 체결되면 이들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외국기업들이 한국에 투자를 서두를 것이며, 이는 고스란히 국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날 양측이 합의한 4가지 원칙 중에는 역외가공지역을 FTA조항에 포함시키자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중국은 북한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인 만큼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도 한중FTA의 수혜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지게 되며 우리나라의 개성공단 투자유인이 그만큼 확대되는 것이다. 이는 한반도 평화안정에도 일정부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산물, 고부가상품 등 난제 쌓여
하지만 한중FTA 협상과정에는 난제가 쌓여있어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기술적으로도 올해안에는 타결안이 나오기 힘들며, 내년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우리나라로서는 가장 민감한 품목은 농산물 분야와 섬유·기계 등 노동집약 제품이다. 이들 상품에 대해서는 중국이 압도적인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또한 예상 피해계층이 농민과 중소기업으로 정치적 인화성을 지니고 있다.
중국은 반덤핑 조지에 대한 무역구제조치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 대한 세이프가드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한국의 고부가가치 상품이 무차별적으로 중국에 들어오는 것이나, 서비스업시장이 대폭 개방되는 모습도 중국으로서는 부담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