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징주> '일본기업 최초상장' SBI모기지, 한국증시 데뷔 '어렵네'

2012-04-30 10:20

(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일본 기업으로는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장한 SBI모기지가 상장 첫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기관 수요 예측에서 흥행실패를 경험한데 이어 상장 첫날 하한가로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오전 10시18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SBI모기지는 전 거래일보다 940원(14.92%) 하락한 5360원에 거래되고 있다. 상장 첫날부터 하한가로 추락했고, 시초가는 공모가(7000원)를 10% 하회하는 중이다. 키움증권과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의 창구에서 매도 주문이 집중적으로 나오고 있다.

SBI모기지의 상장 첫날 부진은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기관 수요 예측과정에서 상장 주관사가 대량 실권을 떠안는 등 흥행실패를 예견하는 징조가 많았기 때문이다. SBI모기지 수요예측에서 기관들이 약속한 물량을 받아가지 않아 대량 실권이 발생,상장 주관사인 하나대투증권은 154억원의 실권주를 떠안았다. 전체 물량(712만3000주)의 31%인 220만4980주의 실권이 발생한 것.

SBI모기지는 일본 기업으로는 최초로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다. 지난 2000년 설립된 SBI모기지는 일본의 대표적인 인터넷금융그룹인 SBI홀딩스의 핵심 계열사다. 은행과 달리 예금은 받지 않고 모기지론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모기지뱅크다. 일본 주택금융지원기구가 지원하는 35년 장기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FLAT35’ 시장에서 실행건수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준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SBI모기지와 관련 “일본 금융시장은 현재 초저금리 상황이지만 재해복구로 인한 국가 예산 확대, 경기 침체로 인한 세수 감소로 국채발행이 늘고 있어 장기적으로 금리 상승이 예상된다. 금리 상승 시 변동금리대출은 부실 대출로 연결될 수 있어 일본 정부는 고정금리대출 확대를 위한 정책 지원을 실시 중이다”면서 “시중 은행과 달리 고정금리상품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전문 모기지뱅크 업체의 실적 개선에 긍정적일 전망”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