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바꾼 코스닥 상장사..혹해서 투자했다간 낭패
2012-04-26 08:25
올들어 사명변경 41개사 오히려 70% 주가 하락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올 들어 코스닥 상장사들이 갖가지 이유로 간판 바꾸기에 나섰으나 주가에 주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증권시장에서 상호를 변경한 상장사는 41개사로 모두 코스닥시장 상장사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27개사)과 코스닥시장(55개사)에서 상호를 바꾼 회사가 82개사인 것을 감안하면, 4개월새 지난해 절반에 달하는 회사가 상호를 변경한 것이다.
변경 사유는 지난해에 이어 기업 이미지 제고와 영문상호 정비 등이 주를 이뤘다.
이에 올해 사명을 변경한 상장사들(제이에이치코오스 거래정지로 제외)의 주가 추이를 집계한 결과, 70%가 상호변경 후 주가가 하락했으며 55%는 코스닥지수 하락률을 웃돌았다.
상품전문 도매업을 하는 디에이치패션의 경우 지난 3월 28일 대한종합상사에서 디에이치패션으로 상호를 변경했으나 이후 오히려 주가가 71.64%의 하락률을 보였다. 이 기간 코스닥지수가 6% 가량 하락한 것에 비하면 상호 변경 후 주가 하락이 더욱 가속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서 디에이치패션은 상호를 변경하기 불과 이틀전 거래소로부터 코스닥시장상장규정 제29조 및 동규정시행세칙 제29조에 따라 관리종목지정 사유 발생을 이유로 3월 26일 하루동안 주권매매거래가 정지됐다. 그 후 9거래일 연속 하락했으며 6거래일은 하한가를 기록했다.
디스플레이 제조업을 하는 오리엔트프리젠의 경우 지난 2월 28일 스멕스에서 지금의 이름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변경사유는 첨단 바이오 기업으로 변신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으나 3월 14일 관리종목지정사유발생으로 거래가 정지됐으며 변경 후 36.86%의 주가하락을 보였다. 이 기간 코스닥지수 하락률은 10.52%였다.
지난해 11월부터 거래중지 중인 가방 및 기타 보호용 케이스 제조업을 하는 제이에이치코오스의 경우 지난 3월 28일 디테크놀로지에서 기존사업에 대한 역량 집중과 기업이미지 제고를 위해 상호를 변경했다. 그러나 거래소는 지난 13일 상장폐지실질심사위원회의 심의결과, 상장 폐지기준에 해당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상장폐지에 대한 이의신청기간 만료일 또는 이의신청에 대한 상장폐지여부 결정일까지 거래정지 기간을 변경했다.
이외에도 티모이앤엠(-28.36%), 금강제강(-27.06%), 솔브레인이엔지(-20.47%), KG모빌리언스(-15.55%), KG이니시스(-15.15%) 등이 기업이미지 쇄신을 위해 상호를 변경했으나 코스닥지수 하락률을 웃도는 주가 하락률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상호변경은 회사의 좋지 않은 이미지를 눈가림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이용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투자자의 주의가 요구된다"면서 "인지도가 부족한 기업의 영문약자 상호, 영위사업이 모호한 상호 등 부적절한 상호는 투자자로 하여금 혼란을 초래해 오히려 기업이미지를 실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