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4-25 14:19

(아주경제 전재욱 기자) 한국에 쇠고기를 수출하는 미국에서 6년만에 광우병에 걸린 소가 확인됐다. 미국 농무부(USDA)는 시중에 공급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일각에서는 식용으로 가공됐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보도를 보면 농무부의 존 클리포드 수석 수의사는 이날 캘리포니아주(州) 중부지방 목장에서 사육된 젖소 한마리에서 이른바 광우병으로 불리는 해면상뇌증(BSE)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클리포드는 성명에서 “문제의 젖소 사체는 시중에 시판용으로 도살된 적이 없다. BSE는 우유 섭취를 통해서 감염되지 않는다”면서 식품 유통망과 소비자 건강에 미칠 위험은 없다고 밝혔다. 농무부는 “이번 BSE 확인은 세계동물보건기구(OIE)가 지정한 미국의 BSE 지위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면서 “따라서 미국의 쇠고기 무역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강조했다.

톰 빌색 농무부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가축과 인간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안전망이 매우 잘 가동되고 있어 식품과 인간의 안위를 위협하는 요소는 없다”면서 “오늘 집에 돌아가 쇠고기를 먹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축산가공업체인 베이커 커모디티즈의 데니스 럭키 부사장은 “문제의 소가 가공공장으로 가기 전에 보관되는 핸포드 공장에 지난 18일 도착했다”면서 “이 소가 시험받지 않고 가공됐을 수도 있다”고 블룸버그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말했다. 럭키 부사장은 문제의 소는 30개월령으로 보이며, 농무부 할당을 맞추기 위한 무작위 표본 검사에서 광우병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미국 소비자동맹의 연구원인 마이클 한센은 이번 광우병 발발은 감시의 정도를 더 늘려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농무부는 대중의 건강을 걸고서 러시안 룰렛게임을 하고 있다”고 비판한 뒤 광우병 진단 검사에 포함되는 모집단을 더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6월 인도분 소 선물 가격은 전날 종가보다 2.6% 하락(3센트)해 파운드 당 1.1157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고 지난해 5월이래 최대 하락폭이다.

광우병에 감염된 소고기를 사람이 먹으면 치명적인 뇌질환의 원인이 된다. 광우병에 걸린 가축의 우유는 마셔도 광우병에 걸리지 않는다. ‘광우병’으로 알려진 BSE가 미국에서 확인된 것은 이번이 4번째이고 지난 2006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전세계에서 확인된 광우병 사례는 모두 29건이다. 이는 지난 1992년 역대 최고치인 3만7311건을 기록한 뒤로 99.9%나 줄어든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