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고 있는 부동산 규제완화 법안..이번엔 통과될까?
2012-04-16 17:41
분양가 상한제 폐지안 등 3년째 국회서 계류 중<br/>"시장 정상화 앞당기려면 법안 처리 서둘러야"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여당인 새누리당이 18대 마지막 임시국회를 열어 폐지 위기에 놓인 부동산 규제완화 법안을 처리하려 하자 업계와 시장이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계류 중인 부동산 관련 법안들은 단기적 효과는 크지 않아도 장기적으로는 시장 정상화에 큰 도움이 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부동산 관련 주요 법안으로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폐지를 담은 주택법 개정안과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 완화(또는 폐지)를 담은 재건축초과이익 환수법이 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폐지 법안인 소득세법과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을 담은 주택법도 서둘러 개정해야 하는 것들이지만 아직 국회에 개정안이 제출돼 있지 않다.
가장 오랜기간 계류 중인 법안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폐지안이다. 이를 담은 주택법 개정안은 국회에서 3년째 잠자고 있다. 그 사이 정부가 분양가상한제 예외 규정으로 토지비를 높게 책정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건축비도 여러 차례 올려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시장 침체 속에 분양가가 시세보다 높을 경우 미분양 우려가 커져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지 않아도 가격을 올릴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하지만 건설업체들은 법적인 근거가 있느냐 없느냐도 시장 위축에 큰 영향을 준다고 보고 있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는 사실상 지자체의 허가를 받는 것이어서 절차도 복잡하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며 “지금이라도 법적 근거를 없애 시장이 자율적으로 가격을 조정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법은 지난해 12월께 완화를 담은 법안과 폐지를 담은 법안 2건이 각각 국회에 올라가 있다. 하지만 상임위에서 다뤄지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두 법안과 별도로 지난해 '12·7 대책'에서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단지를 대상으로 2년간 유예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국회에서 논의조차 못한 상태다.
12·7 대책이었던 다주택자 양도세 영구 폐지는 아직 국회에 소득세법 개정안이 제출되지 않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양도세 중과는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적용하지 않고 있어 아직 개정안은 제출하지 않은 상태”라며 “하지만 18대 국회가 4월 임시회를 열기로 확정하면 그 전에 정부입법이나 의원발의로 법안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안은 19대 국회로 넘어갔다. 국회가 지난해 말 리모델링 안을 담은 주택법 개정안을 처리했지만, 수직이 아닌 수평과 별동 증축만 허용키로 했다. 하지만 지난 총선에서 일부 의원들이 리모델링 수직 증축을 공약으로 내걸어 19대 국회에서 또다시 법안이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도 여전히 수직 증축 허용 필요성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재건축 대안으로 리모델링이 거론되면서 앞으로 수직 증축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팀장은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들은 단기적으로 시장 회복에는 큰 도움이 안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 정상화를 앞당길 수 있는 것들인 만큼 서둘러 처리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