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안보회의> 서울 핵안보정상회담…성과 '풍성'
2012-03-27 20:51
북 비핵화 국제공조 이끌어…핵물질 감축 액션플랜 도출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한국이 북한의 비핵화 문제 해결에 있어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게 됐다.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개최를 통해 핵물질 감축을 위한 각국의 구체적 실천 방안을 도출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주요 정상들과 릴레이 정상회담을 가지면서 북한의 광명성 3호 발사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대여론 조성에도 성공했다. 이에 따라 향후 한국의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발언권도 강화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열린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세계에는 아직 핵무기 10만개 이상을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이 존재한다”며 “이런 핵물질이 범죄단체에 들어가지 않도록 예방하고 줄여나가려면 국제협력과 공조가 필수적”이라고 역설했다.
회의에서 정상들은 원탁테이블에 둘러앉았는데 오바마 대통령이 이 대통령 오른쪽에 앉아 함께 회의를 이끌었다.
이번 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릴레이 정상회담을 통해 광명성 3호 발사에 대한 북한의 우방국인 중국, 러시아 등의 반대여론을 이끌어낸 것이 최대 성과로 꼽힌다.
중국과 러시아 정상은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중단을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2010년 천안함 폭침, 연평도 도발로 형성된 ‘한국-미국-일본 대 북한-중국-러시아’의 이른바 ‘신(新)냉전 구도’를 허물고 북한을 고립시키는 효과를 거둔 것이다.
특히 후진타오 중국 주석은 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북한의) 위성 발사는 옳지 않다. 중국 정부는 위성 발사 문제로 북한과 여러 차례 소통해 왔다. (북한이) 포기하도록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김정일 사후 북한을 감싸는 태도를 보이던 중국이 입장을 바꿔 북한을 압박한 것이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도 “방한하기 전 북한에 로켓 발사를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로켓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자 한반도 정세를 불안하게 하는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다”고 못박았다.
이와 함께 이번 정상회의에서 무기급 핵물질 감축에 대한 각국의 액션플랜이 도출된 것도 성과다. 2년 전 워싱턴에서 열렸던 1회 회담이 단순한 선언적 플랜에 맞춰져 있다면,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서는 각국의 실질적인 고농축우라늄(HEU) 감축 노력을 통해 핵무기 없는 세상을 위한 단초 세웠다는 평가다.
서울코뮈니케에는 무기급 핵물질 감축계획과 함께 원자력시설에 대한 물리적 보호 강화, 핵과 방사성 물질 불법거래 차단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또 참가국별로 자국의 민수용 HEU 제거 또는 비군사용 전환 계획도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정상회의를 계기로 최대 핵무기 2만여개 분량의 HEU와 플루토늄 감축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2013년 말까지 HEU와 플루토늄 감축 계획 등 핵안보와 관련된 실천방안을 주재국인 우리나라에 제출하는 내용도 합의됨에 따라 감축플랜이 더욱 실효성을 높였다는 평이다.
이 밖에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 5개국이 핵 및 방사성 물질이 국내외로 운송되는 과정에서 보안에 만전을 기울이기로 한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