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디폴트 넘겨…유로그룹ㆍIMF 기금 집행

2012-03-12 07:37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그리스는 국채 교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2차 구제금융기금을 받기로 예정되며 디폴트(채무불이행) 고비를 넘겼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9일(현지시간) 1300억유로 규모의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 가운데 355억 유로를 집행하기로 승인했다.

그리스는 민간 채권단이 보유한 국채를 액면가 기준으로 53.5%를 손실처리하고 31.5%는 최대 30년 만기 장기 그리스 국채로, 나머지 15%는 2년만기 EFSF채권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유로그룹은 국채교환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대 300억유로 규모의 EFSF 채권 제공과 55억유로 규모의 이자지급을 위해 355억유로를 지급했다.

장 클로드 융커 의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유로그룹은 그리스 2차 구제금융 프로그램의 최종 승인을 위한 조건이 충족됐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는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프로그램에 280억유로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이날 성명을 통해 “그리스가 마련한 경제개혁을 지원하기 위해 IMF 집행이사회와 논의를 거쳐 앞으로 4년간 280억유로의 차관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원하기로 한 280억 유로는 1차 구제금융 미집행분(100억유로)도 포함한다. 2차 구제금융은 사실상 180억유로를 추가하는 셈이다. 이번 지원 규모는 IMF가 제안한 230억유로보다 50억유로가 늘어났다.

앞서 그리스 재무부는 민간채권단의 국채교환 참여가 국채 1770억유로 가운데 85.8%인 1520억유로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리스 정부는 `집단행동조항(CAC‘s)’을 통해 동의하지 않은 채권단도 강제로 국채를 교환토록 했다.

또한 외국법에 따라 발행된 국채 중 동의한 200억유로를 합쳐 총1970억유로에 대해 국채교환이 이뤄진다. 이에 따라 전체 교환 대상 국채 2060억유로의 95.6%에 해당되며 국채교환이 성공적으로 완료됐다.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우리의 야심찬 개혁과 긴축 프로그램을 지지해준 모든 채권단에 감사를 표하고 싶다”며 환영했다.

그러나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이날 그리스 국채교환이 디폴트에 해당한다고 확인했다. 무디스는 순 현재가치 기준으로 민간채권단이 그리스 채무를 70% 이상 떠안게 된다면서 “무디스 규정에 따르면 이번 (국채) 교환은 ‘부실 교환(distressed exchange)’에 해당해 채권 디폴트”라고 설명했다. 또 그리스 정부가 발동한 집단행동조항으로 동의하지 않은 채권단도 강제로 국채를 교환하게 된 점을 지적했다.

피치도 이날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디폴트 바로 윗 등급인 `제한적 디폴트(RD·restricted default)‘ 등급으로 강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