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국물 지고, 빨간 국물 시대 왔다
2012-03-08 13:44
(아주경제 임재천 기자) 하얀국물 라면의 시대가 지고 다시 빨간국물 시대가 도래했다.
삼양식품은 8일 나가사끼 짬뽕의 후속작으로 빨간국물인 '돈(豚)라면'을 출시했다. 지난 2월 한달 동안 나가사끼짬뽕 제품만으로 1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지만 서둘러 후속 제품을 내놓았다. 이는 지난해 하얀라면 국물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 들어 판매 추이가 꺾이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 셈이다.
실제로 하얀국물 라면시장은 빨간국물 라면시장 대비 20% 정도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도 하얀국물 열풍이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팔도와 삼양식품 등 하얀국물 돌풍을 일으켰던 업체들이 서둘러 후속제품을 내놓는 이유다.
삼양식품이 이번에 선보인 신제품은 갈색 국물이다. 돼지뼈 육수의 깊고 진한 맛이 특징이다. 여기에 마늘 슬라이스 후레이크와 별첨소스인 로스팅 마늘 조미유를 첨가해 한국인이 좋아하는 식재료인 마늘의 담백함과 알싸한 매운맛을 조화롭게 담아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지난 2월 중순에 외부 패널을 대상으로 제품 시식 후 맛을 평가하는 표적집단 심층면접(FGI)을 실시했다"며 "대상자들은 탄탄하고 쫄깃한 면발에 깔끔하고 구수한 국물과 알싸하고 얼큰한 마늘 향이 어우러져 기존 라면들과 확실한 차별화를 이뤘다고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신제품인 돈라면의 브랜드명을 돈코츠라면으로 정할 예정이었으나 왜색(倭色)이 너무 강할 경우 소비자들에게 반감을 살 수 있어 브랜드명을 돈라면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번 출시와 함께 삼양라면은 대형 할인점 시식행사와 판촉행사 등 다양한 마케팅을 전개, 라면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방침이다.
팔도 역시 지난달 개그맨 이경규가 제품 개발에 참여해 만든 꼬꼬면의 후속작인 '남자(男子)라면'을 출신한다고 밝혔다. 남자라면은 마늘을 콘셉트로 한 빨간국물 라면 제품이다.
팔도는 향후 하얀국물 라면시장에서 꼬꼬면의 판매수량을 월 1500만개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남자라면을 통해 농심 '신라면'으로 대표되는 빨간국물 라면시장에 도전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겉으로는 하얀국물 라면의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고 말하지만 판매 추이가 빠르게 꺾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업체들이 말한 것처럼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면 서둘러 후속작을 내놓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