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양회> 中 유력 주자들 양회서 기싸움치열. 차기 정치국 상무위원 입성 전초전

2012-03-02 18:14
영원한 맞수 광동 왕양서기와 상하이위서기 행보에 주목.

왕양 광둥성 당서기(왼쪽), 위정성 상하이시 당서기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올해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정치협상회의)에서는 유력 정치 지도자들간의 차기 정치국 상무위원 자리를 겨냥한 경쟁도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공청단(共靑團 공산주의청년단) 출신의 왕양(汪洋) 광둥(廣東)성 서기와 보시라이 서기와 같은 태자당(太子黨·공산당 혁명 원로자제) 출신의 위정성(兪正聲) 상하이시 서기 등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왕 서기는 특히 올가을 제18차 당 대회에서 결정될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자리를 두고 이미 오래전 부터 보시라이(博熙來) 충칭시 서기와 기싸움을 벌여왔다.

올가을 중국은 최고지도부인 공산당 정치국상무위원 9명 중 시진핑(習近平) 국가 부주석, 리커창(李克强) 부총리를 제외한 나머지 상무위원 7명을 모두 교체한다. 이에 따라 7명의 자리를 둘러싸고 공청단파와 태자당과 상하이방(上海幇)간 치열한 권력투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배경 때문에 올해 양회에서는 이들 상무위원 후보군들의 표정이나 발언에도 상당한 무게감이 실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측했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국어 인터넷 매체인 둬웨이왕(多維網)은 최근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 유력 후보인 왕양 서기와 위정성 서기가 중앙 정부의 구미에 맞는 발언을 늘어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태자당 출신의 보 서기가 측근 비리로 사실상 추락하며 급부상한 라이벌인 왕 서기는 최근 후 주석이 제창한 ‘사회관리 과학화 수준 제고’를 잇따라 강조했다.

왕 서기는 지난 27일 광저우(廣州)에서 열린 광둥성 사회공작회의에서 “사회관리모델과 방법의 혁신을 추진하는 한편 정부의 기능과 사회관리 능력을 제고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각에서 높이 평가하는 '광둥식 모델'에 대해서도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광둥식 모델은 경제성장과 함께 빈번하게 발생하는 각종 시위에 대해 강경 진압보다는 대화와 설득·양보를 중시하는 게 특징이다

광둥성 정부는 지난 해 작은 시골마을인 우칸촌(烏坎村)에서 발생한 농민 시위를 대화와 타협을 통해 원만히 해결하면서 '광둥식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대해 왕 서기는 “’모델’은 한 사물의 표준양식이 되야 한다”며 “그러나 광둥성은 개혁개방과 과학발전관의 ‘선두주자’로서 중국 특색사회주의 노선을 걷고 있으며 모든 것은 현재 진행 중에 있는 만큼 아직까지 성숙한 발전모델을 세웠다고 말할 수 없다”고 전했다.

또 다른 유력한 상무위원 후보인 위정성 상하이 서기도 지난 28일 상임위원회 학습모임에 참석해 “중앙 정부의 기본 판단에 따라” “중앙정부의 정책 결정에 따라”이라는 말을 거듭 강조하며 중앙정부와의 코드 맞추기에 나섰다.

위 서기는 “상하이는 ‘온중구진(穩中求進·안정 속에서 발전을 추진한다)’라는 기조를 견지해 나가야 한다”며 “중앙정부의 정책 결정에 따라 부동산시장 규제 정책에는 흔들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달 말 상하이시는 부동산 경기부양을 위해 외지인들에게 `1가구 2주택`을 허용했다가 일주일 만에 갑자기 그 방침을 철회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중국 부동산 시장의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발전을 추진한다는 중앙 정부의 방침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나오자 상하이시가 급히 관련 방침을 뒤집은 것으로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