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해외시장 진출 절정.. 국내·해외로 이원화된 사업구도 마련
2012-02-27 06:00
(아주경제 강규혁 기자) 유통업계의 해외시장 진출이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단순히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한 '보여주기' 식 진출이나, '안테나샵'의 개념에서 벗어나 국내와 해외로 이원화된 사업구도가 뚜렷해지고 있는 추세다.
홈쇼핑이나 식품업계 일부 업체에 한장됐던 해외진출은 제빵·커피전문점·패스트푸드 브랜드까지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특히 국내 기업들의 각축장으로 분류되는 동남아 시장을 비롯해, 미국과 유럽 등 신규시장 발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 '제빵 한류'로 동남아시장 석권 야심
제빵업체들의 해외진출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SPC그룹이 대표적. 지난해 8월 성장 중심축을 해외로 전환한다는 내용의 동반성장 전략을 발표할 만큼 해외진출 의욕이 넘친다.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베이커리 시장에 머물지 않고 해외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복안이다.
이미 중국 내 60여 개의 파리바게뜨 매장을 운영하고 있던 SPC는 베트남과 싱가포르 시장에 신규 진출한다는 목표를 세웠고, 오는 3월 베트남 호치민에 1호점을 오픈한다. 6월에는 싱가포르 1호점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2007년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뚜레쥬르는 철저한 현지화와 고급화 전략, 발레파킹과 같은 독특한 서비스로 현지 고객들로부터 호평을 얻고 있다. 현지 뚜레쥬르의 매출 성장률은 연평균 73%에 육박한다.
베트남에서의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인근 동남아시장으로의 진출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작년 11월과 12월에는 각각 필리핀과 인도네시아에 진출했고, 말레이시아에는 마스터프랜차이즈(MF)의 형태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미 '뚜레쥬르'라는 브랜드가 대중에게 인지된 만큼, 앞으로는 프리미엄 베이커리로의 브랜드 포지셔닝에 더욱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 우리도 있다 - 외식브랜드·커피전문점까지 가세
불고기브라더스는 지난 16일 말레이시아 최대 외식 그룹인 'CWR(ChasWood Resources Sdn Bhd)'과 아시아 4개국 브랜드 라이선스 진출 계약을 체결했다.
필리핀에서 해외 진출 및 매장운영에 대한 노하우를 터득한 불고기브라더스는 ,이번 계약 체결로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태국·싱가포르에 브랜드 운영 권한을 제공하는 대가로 로열티를 받게 됐다. 특히 이번 진출은 라이선스를 통한 진출이어서 새로운 형태의 해외진출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커피전문점 역시 해외 진출에 관심이 많다.현재 엔제리너스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에 14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탐앤탐스와 할리스 등도 잇따라 출점 계획을 밝히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류(韓流)'의 영향이 상당한 동남아 시장에서 한국적 문화 소비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해외시장에도 '블루오션' - 미국·유럽시장 개척도 활발
업계의 해외시장 도전기는 동남아 시장에 국한되지 않는다.
미국과 유럽 등 주로 브랜드를 수입하던 국가에 거꾸로 국내 브랜드를 진출시키고 있는 것.
1월 말 미국 뉴욕에 문을 연 카페베네 뉴욕점은 하루 평균 방문객이 2000여 명에 육박하며, 연착륙에 성공했다. 향후 뉴욕에만 50개 가량의 매장을 더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카페베네는 현재 LA에도 매장 공사를 진행 중이다.
크라제버거도 버거의 본고장 미국에 진출해 2014년까지 미국내 100개 지점을 추가로 개설할 계획이다.
CJ푸드빌의 비비고는 올해 올림픽이 열리는 영국에 진출해 유럽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할 방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통업의 경우 소비자와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에 있어, 진출 국가와 현지화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일단 시장에 안착하게 되면 보다 다양하고 적극적인 마케팅이 용이해져 업계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