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 ‘낙동강벨트’ 공천심사… 후보 간 신경전 치열

2012-02-14 16:21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4·11 총선의 격전지로 부상한 부산·울산·경남 등 이른바 ‘낙동강벨트’ 출마를 선언한 민주통합당 예비후보들이 14일 열린 당 공천 면접심사에서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전날 부산지역 단수후보 심사가 비교적 여유로운 분위기에서 진행된 반면 이날 심사는 지역구별로 면접장에 함께 들어간 후보들이 서로를 견제하는 데 바빴다.

부산은 전통적으로 민주통합당의 불모지였으나 ‘문성길(문재인 문성근 김정길)’ 출마로 돌풍이 기대되면서 이번 공천신청 경쟁률이 1.5대1을 기록했다. 울산과 경남도 각각 1.5대1, 1.76대1에 달했다.

문성근 최고위원과 정진우 후보가 지원한 부산 북강서울 지역 면접에서는 1분간의 자기소개에서부터 상대 후보를 견제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문 최고위원은 다소 긴장된 목소리로 “2013년 이후 우리 사회와 국가가 어떻게 가야 할지 비전을 제시하는 정당이 없어서 야권통합운동을 시작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우리 정치발전을 가로막는 남북분단과 동서지역구도를 극복하려면 전국정당을 만들어 강력한 민주정부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이 운동(야권통합운동)의 연장선상으로 총선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1997년과 2002년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와 노무현 후보 승리를 위해 자신이 이바지한 점, 2004년과 2008년 총선에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던 경험 등 민주당에서 잔뼈가 굵은 경력을 강조한 뒤 “이번에 다시 예비후보로 등록해 뛰던 차에 문 최고위원을 만나서 매우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는 51%를 받아야 이긴다”며 “바람에 의해 49%까지 갈 수 있을지는 모르나 절대평가 100점을 받고도 이기기 어려운 게 부산 선거”라며 본인이 적임자임을 공심위원들에게 호소했다.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을 비롯해 김종윤 이덕욱 등 3명의 후보가 나온 부산진을 면접도 긴장감 속에 진행됐다.
 
지역구 경선 후보를 2명으로 압축하는 것이 원칙이어서 3명 이상의 후보가 있는 지역에서는 경선 전에 탈락자가 나올 수밖에 없다. 심사배점 100점에서 20점을 차지하는 면접이 당락에 주요변수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공심위원들은 이들 후보 3명에게 “경선에서 탈락할 경우 승복하겠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김 전 장관은 “승복하겠다”고 짧게 답했지만, 이덕욱 후보는 같은 질문에 “당연히 제가 승리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경선결과가 어떻게 되더라도 승복하겠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김 전 장관은 지역구를 영도에서 진을로 옮긴 것에 대한 지역 여론이 어떤지 질문을 받기도 했다.
 
공심위원들은 이날 ‘강철규 위원장이 드리는 3가지 질문’ 외에도 ‘노무현 정신이 무엇인가’ 등을 후보들에게 공통질문으로 던졌다.
 
문성근 최고위원은 ‘노무현 정신’에 대해 “역사의 흐름 속에서 우리가 어느 지점에 서 있는지, 이 지점에서 나 자신이 어떤 일을 하는게 좋을 지에 대한 사색을 멈추지 않고 국가와 민족의 긴 미래까지 내다보면서 해야될 일들을 용감하게 실천하는 정신”이라고 답했다.

이날 면접에는 경남 김해을에 출사표를 낸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도 참석했다.
 
한편 박재승 18대 민주당 공천위원장과 함세웅 신부 등 53명은 ‘조중동 종합편성채널 기고자 및 출연자 등을 공천에서 배제해 달라’고 요구하는 서한을 강철규 공심위원장에게 보냈다고 항일독립운동가단체연합회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