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용로 외환은행장 첫 출근 보류…외환노조 강경투쟁

2012-02-13 15:44

(아주경제 김희준 기자) 윤용로 외환은행장 내정자가 13일 외환은행 노동조합과의 물리적 충돌을 피하기 위해 첫 출근을 보류했다.

대신 당분간 외환은행 밖에서 집무를 볼 방침이다. 하지만 이같은 보류는 오는 17일까지인 쟁의조정기간을 의식한 행보라 향후 양측 입장변화가 주목된다.

윤 행장은 이날 언론을 통해 “많이 고민했다. 17일까지 쟁의조정기간인데 대화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한쪽으로는 대화하고, 다른 한쪽으로는 진입을 시도하는 건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임시 행장직을 수행하면서 외환은행 경영정상화가 시급하다”며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노사간의 안정”이라고 언급했다.

윤 행장 내정자는 출근을 당분간 보류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라며 당분간 하나금융 집무실에서 업무를 볼 계획임을 밝혔다.

이와 관련, 외환은행 노조는 이날 오전 7시부터 서울 중구 을지로 본점 1층 현관문과 주차장 입구 등을 봉쇄하고 윤 내정자의 출근저지 투쟁을 실시했다.

특히 이날 외환은행 노조원 120여명은 이날 마스크와 털모자로 무장한 채 `주주총회도 통과 안한 윤용로는 물러가라`, `하나금융 특혜승인 법정에서 기다린다` 등의 문구가 새겨진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김보헌 노조 전문위원은 “17일까지 예정대로 출근저지 운동을 계속할 예정이며, 현재 직원들의 참여도가 높아 오늘도 예상인원보다 많이 참가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는 지난 6일부터 비공식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투뱅크체제를 유지하고 고용보장과 시너지추진단을 통해 양행간 시너지를 극대화하자는 입장을 펼치고 있지만, 노조측은 꾸준히 독립경영을 주장해 이견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한편, 윤 행장 내정자는 지난 10일 래리 클레인 외환은행장이 사임하면서 경영공백을 최소화를 위해 법원으로부터 외환은행 임시 대표이사로 승인받았으며 오는 3월 주총을 통해 정식 외환은행장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또한 같은날 외환은행 노조는 윤 행장에 대한 일시 이사직 신청을 법원이 승인한 직후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가 대화하고 있다. 주총 승인도 얻지 못한 인물이 출근해 은행장 행세를 하겠다는 것은 대화를 깨겠다는 것이다. (윤 행장이) 출근을 시도하면 곧바로 저지에 나서겠다”며 경고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