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증권사 등이 투자자에게 돌려줘야 할 수백억원의 펀드 예탁금 운용수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을 상대로 지난해 4월부터 5월말까지 금융소비자 보호 등 금융감독실태 감사하고 결과를 13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D증권 등 74개 펀드판매회사들이 현행법을 위반하고 펀드 예탁금을 예치.신탁하지 않은 채 고유재산에서 자기신탁 등으로 처리했다.

또 77개 펀드판매회사들이 펀드 예탁금 운용수익 223억 원을 펀드투자자에게 돌려주지 않고 자신의 이익으로 귀속하고 있었는데도 금융당국에서는 사실조차 파악하지 않은 채 방치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현행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74조에 따라 펀드예탁금 자체를 별도 예치.신탁해야 하며 그 운용수익도 투자자에게 돌려줘야 한다.

이에 감사원은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에게 각각 금융감독원에 대한 지도.감독과 금융투자업자의 업무와 재산상황에 대한 검사.감독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주의를 요구했다.

또 금감원장에게 펀드 예탁금 이익 223억원에 대한 적정 여부를 조사한 뒤 부당하게 이익으로 귀속 처리한 금액에 대해선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방안을 마련토록 통보했다.

이와 함께 정보비대칭성을 이용해 투자자에게 돌아가야 할 수천억원의 예탁금도 증권사의 이익으로 귀속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감사원은 투자자 예탁금은 투자자 재산으로서 그 금액 규모와 상관없이 운용수익 기여율이 동일하므로 필요경비를 차감한 금액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금융투자업 규정’ 제4-46조에 따라 금융위로부터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 지급 방법.절차를 위탁 받은 금융투자협회에서는 내부 규정으로 개별 증권회사들이 각자 마련한 기준에 맞춰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를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개별 증권회사들은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를 금액별로 차등 지급토록 해 2009∼2010년년 48개 증권회사들은 증권금융(주)로부터 투자자 예탁금 운용수익으로 8317억 원을 지급 받고서 투자자에게는 2848억 원(34%)만 지급하고 나머지 5469억 원은 증권회사 이익으로 귀속했다.

투자자들이 증권 계좌를 개설할 때 동의하는 ‘약관’ 등에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 부분이 포함돼 있으나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이 같은 사실조차 모르고 계좌개설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이에 감사원은 금융위원장에게 ‘금융투자업 규정’ 제4-46조를 개정해 향후 증권회사들이 투자자 예탁금의 운용수익에서 필요경비를 차감한 금액을 고객에게 돌려주도록 제도개선을 통보했다.

수백억원의 사망보험금도 지급치 않고 있는 사실도 적발됐다.

감사원은 2009-2010년간 사망한 50만 명의 보험가입 및 보험금 지급실태를 확인한 결과, 22개 생명보험회사에서 317억원, 10개 손해보험회사에서 412억 원 등 총 729억원의 사망보험금이 지급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금감원은 보험회사들이 보험수익자에게 사망보험금 지급 안내 등을 하도록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