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와 직불카드간 소득공제격차 더 커진다
2012-02-07 16:11
(아주경제 이상원 기자) 직불카드(체크카드 포함) 소득공제 혜택 확대방안이 탄력을 받고 있다. 새누리당(옛 한나라당)이 직불카드의 소득공제 한도를 400만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4월 총선 공약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직불카드의 공제 한도를 현행 3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확대하는 대신, 신용카드 공제 한도는 현행 3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줄이는 세법개정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사실상 부채인 신용카드 사용을 줄이고, 카드수수료 부담이 적은 직불카드 사용을 장려함으로써 가계부채와 카드수수료 문제를 한번에 해결하겠다는 방안이다.
4월 총선에서 공제확대 방안이 공론화되면 8월 정부의 세제개편작업 때 이를 포함시키도록 압박하는 수순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정책의 핵심은 신용카드 공제와 체크카드 ‘공제한도’의 격차를 넓히는 것이다.
직불카드 소득공제의 쟁점은 공제율과 공제한도로 구분되는데, 공제율은 정부가 지난해 세제개편을 통해 25%에서 30%로 확대한바 있지만, 공제한도는 300만원으로 아직 묶여 있다.
공제한도는 그대로 두고 공제율만 올리는 것은 실제 공제혜택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현행 카드 소득공제제도는 총급여의 30%를 초과한 이용금액에 대해 300만원 한도까지만 공제되는데, 공제대상이 300만원을 넘어서는 순간부터는 25% 공제율일 때나 30% 공제율일 때나 카드를 아무리 많이 써도 의미가 없어진다.
이번에 직불카드 공제한도를 3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확대하고, 신용카드 공제한도는 3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축소하자는 것은 그런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관련 세법을 입안하는 기획재정부도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체크카드 활성화방편으로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공제혜택 확대를 줄기차게 요구할 때에는 콧방귀도 끼지 않았지만, 법개정에 영향력이 있는 정치권이 나서면서 움직이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소득공제 등 비과세 감면 규모를 줄여나가겠다는 것이 재정부의 기본 정책방향이지만 이대로 둘 경우 정치권의 요구대로 세법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 향후 국회의 법안심의 과정에서 절충할 수 있는 반대논리를 개발해야 하는 상황이다.
재정부 고위관계자는 “국회에서 정책을 들고 나왔으니 정부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정부는 직불카드 공제는 현행대로 묶어 두고, 신용카드 공제만 하향조정해서 상호간 격차를 늘리는 방안을 고민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