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원 전 한진해운 사장, 한진해운홀딩스 고문역 복귀

2012-01-31 16:10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바다 사나이' 박정원 전 한진해운 사장(사진)이 복귀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박 전 사장이 지난 2일 한진해운홀딩스 상근고문으로 복귀했다. 별도의 집무실까지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퇴임한 고문이 복귀한 것은 한진해운 창사 이래 처음이다.

박 고문은 1972년 해운공사(현 한진해운)에 입사, 36년간 재직했다. 2004년 사장 취임 이후 3자물류사업(3PL), 터미널사업, 수리조선소 등을 추진했다.

그가 해운업의 달인으로 불리는 이유다. 최 회장의 남편인 고 조수호 회장도 생전에 박 고문에게 두터운 신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박 고문은 지난 2008년 12월 사장에서 물러났다. 퇴임 후 1년 동안 고문으로 지내다가 2010년 6월 한진해운과 결별했다.

업계에서는 그의 복귀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진해운은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지난해 영업손실 492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도 2009년 이후 2년 만에 줄었다.

차입금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발주한 선박의 자금투자와 금융비용 등이 원인이다. 한진해운의 지난해 9월 기준 인도예정 선박은 20척이다. 발주금액은 16억9000만 달러에 달한다.

송민준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인도 예정 선박 중 19척의 선박금융이 체결됐지만 영업부진과 자금투자로 보유 유동성이 위축된 모습"이라며 "업계 전반의 자금조달 여건이 어려워진 것도 부담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박 고문의 복귀로 전통 해운인의 사내 입지가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최 회장 취임 이후 한진해운에는 금융권 출신 인사들이 중용됐다.

김영민 한진해운 사장과 지난해 11월 퇴임한 조용민 한진해운홀딩스 대표이사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자금 운영과 조달에도 상당한 역량을 발휘했다.

업계 관계자는 "해운업은 경험과 연륜이 중요한 업종"이라며 "시황이 어려울수록 관록 있는 전문가들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진해운은 박 고문의 복귀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눈치다. 회사 관계자는 "지주사인 한진해운홀딩스에 고문역으로 오신 것에 불과하다"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