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은 한국에 완패" 日업체 'R램' 개발 총력

2012-01-30 07:04
낸드플래시 대비 1만배 속도↑..내년 시제품 출시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일본이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메모리반도체는 PC에 주로 쓰이는 D램과 휴대전화·디지털카메라용 저장장치인 플래시메모리 등을 말한다.

일본 업체들은 모바일 시장이 급성하면서 소형화와 신속한 처리속도에 초점을 맞춰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하이닉스 등 한국기업으로 인해 구겨졌던 자존심 회복을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 엘피다는 오는 2013년 소비 전력을 줄이고 정보처리 속도를 높인 차세대 반도체 '저항변화식메모리(R램)' 시제품을 출시한다.

R램은 낸드플래시의 1만배의 속도로 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 소비전력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스마트폰·테블릿PC 등 모바일 단말기에 최적화된 메모리 반도체 기술로 꼽히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일본 반도체업계의 역량이 집중됐다. 엘피다뿐 아니라 샤프, 산업기술종합연구소, 도쿄대학 등이 일본 주요 산학기관이 모두 참여하고 있다. R램 개발에 일본 반도체업계의 사활이 걸린 셈이다.

낸드플래시 등 기존 메모리의 성능 향상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업계 관계자는 "회로선폭 미세화가 최근 20나노대까지 접근한 상태"라며 "웨이퍼 사이즈를 늘리는 등의 장비개발이 이뤄지지 않으면 사실상 20나노대가 한계"라고 설명했다.

차세대 메모리 개발 성공이 반도체 시장 판도를 흔들 수 있다는 얘기다. 기존 메모리 경쟁에서 한국에 밀린 일본이 R램 개발로 반전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엘피다와 샤프는 R램 회로선폭에 30나노미터대의 미세화 공정 기술이 사용된다. 엘피다의 미세공정기술과 샤프의 재료기술이 손을 잡은 셈이다..

제조비용 절감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차세대 메모리가 실용화될 경우 생산은 엘피다가 맡을 전망이다. 샤프가 출시하는 모바일 단말기에도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업체인 도시바도 입체구조의 신형 플래시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삼성전자도 대비하고 있다. R램뿐 아니라. 상변화메모리(P램), 자기기록식메모리(M램) 등을 폭넓게 개발하고 있다. 하이닉스는 차세대 메모리 개발을 위해 HP·도시바 등과 손을 잡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차세대 메모리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업체간 경쟁이 시작됐다"며 "개발 성공 여부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시장도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