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인수한 김승유 회장 '4연임' 성공 주목

2012-01-29 09:21
외환銀 인수한 김승유 회장 '4연임' 성공 주목

(아주경제 전기연 기자) 하나은행이 최근 외환은행을 인수함에 따라 김승유 회장의 4연임에 대한 가능성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업계에서는 외환은행 인수를 계기로 오는 3월말 하나금융 주주총회에서 김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감독당국의 승인은 떨어졌지만 외환은행 노조가 매매계약 원천무효를 주장하며 법정 싸움을 불사할 뜻을 밝혀 실질적인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려면 김 회장의 리더십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게 이유다.

특히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되던 김종열 하나금융 사장이 이달 전격 사퇴한 상황이어서 김 회장에 대한 `대안 부재론'도 팽배하다.

금융권에서는 김 회장이 지난해 3연임 당시처럼, 외환은행 문제를 매듭지으라는 이사진의 설득을 수락하는 형식으로 4연임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김 회장은 자신의 거취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연임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부정하지 않고 있다.

김 회장은 27일 기자회견에서 연임 여부에 대한 질문에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에 후임자를 추천해 달라고 했다. 산적한 문제가 있기에 최선의 방법을 찾아달라고 부탁했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하나금융 사외이사 사이에서도 김 회장의 연임 불가피론이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사외이사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간) 화학적 결합에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물리적 결합까지는 (김 회장이) 책임졌으면 한다"라고 말해 이를 뒷받침했다.

하지만 2008년과 2011년 잇따라 연임한 김 회장의 `장기집권'에 대한 시선이 고운 것만은 아니다. 김 회장은 1997~2005년 하나은행장 재직 시절을 포함하면 무려 16년째 하나은행과 하나금융 수장 자리를 지켜왔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매매와 관련해 특혜 시비 등 정치ㆍ사회적 비판에 직면한 것도 부담이다.

이 때문에 김 회장이 외환은행 인수 논란을 잠재우고자 퇴진을 모색할 가능성도 있다.

오히려 김 회장이 69세의 고령이라는 점은 큰 걸림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 내부 규준은 등기이사의 연령을 만 70세로 제한하고 있다. 김 회장은 1943년 8월생으로 2013년 말까지 연임할 수 있다.

김 회장의 퇴진을 가정하면 외환은행장 내정자인 윤용로 하나금융 부회장과 김정태 하나은행장이 차기 회장감으로 꼽힌다.

김 행장은 옛 서울은행과 신한은행을 거쳐 1992년부터 하나은행에서 일한 `은행맨'이다. 재무관료 출신인 윤 부회장은 옛 재정경제부 외화자금과장과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기업은행장을 역임했다.

'포스트 김승유' 1순위로 꼽히던 김종열 사장은 복귀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생각(사퇴 입장)은 같다"라고 말해 일단 회장의 꿈이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