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C, 케냐 전직 고위 관리 '반인륜 범죄' 기소
2012-01-23 23:51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차기 대통령 후보 2명이 포함된 4명의 케냐 인사를 반인륜 범죄혐의로 ICC 법정에 정식 기소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23일(현지시간) BBC,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ICC 법원은 이날 판결에서 우후루 케냐타 케냐 부총리 겸 재정부장관, 윌리엄 루토 전(前) 고등교육부 장관, 프란시스 무토라 내각 수석, 조슈아 아랍 상 라디오 방송 진행자 등 4명을 지난 2007~2008년 대통령 선거 후 유혈사태를 배후조종한 혐의자로 재판에 정식 기소했다.
케냐타 부총리와 루토 전 장관은 내년 초 치러질 예정인 케냐 대선에 출마의사를 밝힌 상태이다. 그러나 이들과 함께 반인륜범죄 혐의로 조사를 받은 헨리 코스게이 전 산업부장관과 모하메드 후세인 알리 전 경찰청장은 증거 불충분으로 기소되지 않았다.
이날 판결문에서 에카트리나 트렌다필로바 ICC 판사는 “오늘 ICC의 결정이 케냐 국민에게 평화를 가져오고, 어떤 형태의 적개심도 일소할 수 있기를 강력히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ICC의 기소 결정에 대해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이번 판결로 지난 수십 년간 케냐에 만연한 ‘불처벌 주의’가 종말을 고할 것”라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
케냐는 2007년 말 대통령 선거 직후 개표부정 의혹이 제기되면서 2개월여 간 유혈사태를 겪었으며, 이 과정에서 1천500여 명이 사망하고 30여만 명의 국내난민이 발생했다.
이에 모레노 오캄포 ICC 수석검사는 유혈사태를 배후조종한 혐의를 받는 고위인사 6명의 명단을 발표, 이들 혐의자에 대한 기소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지난해 3월 조사를 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