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금연 보조제로 인기가 높은 전자담배에서 발암물질과 환경호르몬이 검출됐다.

19일 보건복지부는 연구용역을 통해 국내에서 시판 중인 13개사 121개 전자담배의 유해성 평가를 실시한 결과, 전자담배 액상에서 발암물질과 내분비계 장애물질(환경호르몬)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전자담배 유해성 평가가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평가 결과 모든 제품에서 국제암연구기관(IARC)에서 발암물질로 분류한 아세트알데히드가 0.10~11.81㎎/ℓ 검출됐다.

아세트알데히드는 지속적으로 흡입하면 폐, 만성호흡기 질환, 신장, 목 등에 손상과 독성을 일으킨다.

또 4개 제품에서는 천연적이나 제조과정에서 산화돼 만들어지는 발암물질인 니트로사민(NNN)이 극미량 검출됐다.

103개 제품에는 독성물질인 포름알데히드가 0.02~7.82㎎/ℓ 농도로 들어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내분비계 장애를 일으키는 디에틸프탈레이트(DEP)가 82개 제품에 0.08~2274.04㎎/ℓ 농도로 검출됐다.

15개 제품에서는 역시 내분비계 장애물질인 디에틸핵실프탈레이트(DEHP)가 0.30~99.49㎎/ℓ 들어있었다.

DEP와 DEHP는 환경호르몬으로 남성호르몬을 차단하고,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젠을 모방작용해 호르몬 교란을 일으킨다. 유럽 등에서는 DEHP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니코틴의 경우 1mℓ 당 최대 36.15mg까지 들어있었다. 일반담배 1개피에 들어있는 니코틴은 0.05㎎이다.

최종희 금연정책TF 팀장은 “전자담배 허가·판매·유통 등 관련 산업에 법적 규제가 없어 그간 관리되지 못했다”며 “전자담배의 건강 유해성이 검증이 진행된 만큼 안전규정이 시급하게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 팀장은 “빠른 시일내에 전자담배에 들어간 성분 용량을 표기하고, 나아가 외국의 허용 사례를 검토해 첨가 성분을 어느 정도까지 허용할지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홍관 한국금연운동협의회장은 “전자담배의 해로움이 증명된만큼 제제해야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발암물질이 들어있는 전자담배를 실내에서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