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총선 연대 가능성 부상… 시기ㆍ방식 두곤 시각차
2012-01-16 16:59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민주통합당의 새 지도부가 출범하면서 4·11 총선 야권연대 논의가 부각되고 있다.
통합진보당이 야권연대의 구체적 방안을 민주당에 제안하면서 불씨를 당겼다. 야권연대는 한나라당과의 일대일 구도 속에서 총선 승률을 높일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인 만큼 총선 전 야권의 최대 화두가 될 것으로 예견됐다.
그러나 통합진보당의 제안 시점과 방안에 대해 민주당이 부정적인 분위기여서 당장 실질적 논의 테이블이 꾸려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통합진보당 이정희·유시민·심상정 공동대표가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제안한 방안은 양당이 정당지지율로 단일후보 공천권을 배분하는 게 골자다.
통합진보당 관계자는 “광역별 양당의 지지율을 기반으로 양당이 공천권을 나눈 뒤 각자 몫의 지역구에서 후보자를 내놓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서울에서 여론조사결과 민주당이 30%, 통합진보당이 5%의 지지율을 나타낼 경우, 이 비율에 따라 지역구 공천을 분할하자는 의미다.
이정희 공동대표는 “통합진보당은 예비후보 자격심사부터 야권연대와 관련해 중앙당의 방침에 따를 것을 서약받는다”면서 “민주당도 서약서를 받는 것부터 내부 경선이 시작해야 한다”고 민주당의 전향적인 자세를 요구했다.
이 같은 제안은 실질적인 공천 방안이 담겨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민주당 새 지도부가 공식 업무를 시작한 첫날 제안한 것은 야권연대의 주도권을 쥐고 가겠다는 노림수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이 경선 과정에서 지지율이 상승 곡선을 그린 반면, 통합진보당은 여론의 시야에서 멀어지면서 지지율이 급락한 현상을 타개하기 위한 의도도 엿보인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우선 지도부가 갓 출범해 당 체제가 정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응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제 지도부가 첫 회의를 하고 당직 인선도 하지 못했다”면서 “아직 원칙적으로 총선연대 이전에 야권 대통합이 원칙인데다, 민주당 내 화학적 결합 등 통합작업을 마무리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통합진보당의 야권연대 방안에 대해선 무리한 요구라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민주당 다른 관계자는 “민주당이 참여경선을 공천의 기본 원칙으로 삼았고, 국민도 민심의 바다에서 승부를 걸기 원하는 상황에서 공천 나눠먹기를 하자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에 따라 지명직 최고위원 및 당직을 인선하고 총선기획단과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굵직한 당면 과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양당 간 본격적인 논의 틀이 갖춰지는 데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고, 논의 과정도 연대 방식에 대한 시각차로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내달 4일 통합진보당의 내부공천 작업이 마무리되는 데다 민주당 입장에서도 야권연대는 필수적인 과제인 만큼 총선전략과 내부정비가 마무리되는 데로 논의에 임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