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면수 기자)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995년부터 2010년까지 농협중앙회 및 엽연초생산협동조합중앙회(이하 연초조합)가 발주한 화학비료 입찰에서 사전에 물량 및 투찰가격 등을 담합한 13개 화학비료 제조업체를 적발, 과징금 828억2300만원을 부과키로 결정했다고 15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남해화학과 동부, 삼성정밀화학 등 13개 비료 제조업체는 1995년도 공급분부터 2010년도 공급분에 걸쳐 농협중앙회 및 연초조합이 발주한 화학비료 입찰에서 사전에 각 사별 물량 배분 및 투찰 가격을 합의하고 이를 실행했다.

공정위 조사결과 합의에 참여한 13개 화학비료업체들의 총 8개 품목에 대한 시장 점유율은 100%였으며, 담합의 결과로 당해 기간 중 평균 99%이상의 낙찰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합의참여자들은 매년 농협중앙회가 발주한 화학비료 희망수량경쟁입찰 또는 연간단가구매입찰에서 각 품목별 낙찰 물량을 배분하고 투찰가격을 담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도 연초비료(최저가낙찰)의 경우 합의참가자들은 주로 동부를 낙찰사로 정한 다음 총 낙찰물량을 각사의 점유율 등에 따라 배분하고 동부에게 OEM 형식으로 물량을 납품하는 방식으로 합의한 후 실행하기도 했다.

각 업체별 과징금은 남해화학(주)이 502억6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동부 169억9400만원, 삼성정밀화학 48억1400만원, 케이지케미칼 41억6000만원, 풍농 36억1000만원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농업인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끼친 화학비료 시장에서의 담합을 적발한 것”이라며 “이번 조치로 인해 농업인들의 비료가격 부담이 낮아지고, 업계 전체의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공정위는 앞으로도 국민생활과 밀접하고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분야의 담합 행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시장경쟁 원리가 효과적으로 작동되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