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불모지에서 나를 드높인다

2012-01-12 18:17

(아주경제 송정훈·김현철 기자)‘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곳이 한나라당에는 영남, 민주통합당에는 호남이다. 이런 텃밭에 예비 정치신인들이 대거 몰려든 가운데 적진에 뛰어든 후보들도 있다.

우선 여당에선 지역구도 타파를 외치며 호남권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한나라당 비례대표인 이정현 의원은 광주 서구을에서 5선의 민주통합당 김영진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대변인 격인 이 의원은 17대 총선 때 낙선했던 지역에 재출마하면서 설욕전을 벼르고 있다.

한나라당 최고위원을 지낸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전북 전주 완산에서 뛰고 있으며 정용화 한나라당 광주.전남 지역발전특위 위원장도 광주 서구갑 출마를 준비 중이다. 이들은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각각 전북지사, 광주시장 후보로 나와 10%대의 유의미한 득표율을 올린 바 있다.

민주통합당 친노(친노무현)세력들은 흔들리는 한나라당 텃밭 부산·경남(PK) 공략을 통해 ‘낙동강벨트’의 복원을 꾀하고 있다. 동남권신공항, 부산저축은행 사태 등으로 반(反) 한나라당 정서가 어느 때보다 높다고 보고 불모지 공략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친노 3인방 ‘문성길’(문재인·문성근·김정길)이 대표적이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부산 사상구에, 문성근 국민의 명령 대표는 부산 북·강서을,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부산진을에 각각 출사표를 던졌다. 특히 김 전 장관은 지난 지방선거 부산시장 선거에서 44%를 득표해 저력을 과시한 바 있다.

김영춘 전 의원도 재선 지역구인 서울 광진갑을 떠나 지난해 5월 일찌감치 부산진갑에 출마를 선언했다.

4선의 장영달 전 민주당 의원도 기존 지역구(전북 전주 완산갑)를 떠나 경남 의령·함안·합천 출마를 선언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민 인사도 있다. 민주통합당 김부겸 의원은 3선 지역구 경기 군포를 포기한채 여권의 상징 대구에 출마해 지역주의 타파의 최선봉에 선다.

정대화 상지대 교수 “안전한 곳이 아닌 적지에 뛰어들어 싸우겠다는 것은 전국정당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좋은 일”이라면서도 “야당이 대구 등에서, 여당이 광주에서 당선이 되는 것은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교수는 “한나라당이 광주의 역사적 환경을, 민주당이 영남인들의 호남 차별의식을 극복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당선보다는 의미있는 득표를 노려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