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금융권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2012-01-11 19:16

(아주경제 전재욱 기자) 미국 금융 회사들이 사이버 범죄 예방위해 공조의 끈을 질끈 동여매기로 했다. 내부 정보 공개를 극도로 꺼려온 탓에 그동안 적극적인 공조를 기피했지만 가중하는 위협에 백기를 든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등 월가의 보안 담당자들이 이달 중으로 뉴욕대학교 산학연구원들과 만나 금융 사기를 방지를 위한 감시 체계 설립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11일 보도했다.

이어 현재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빠른 시일내에 다른 시중 은행 관계자들과 회동하여 사이버 위협 맞설 대응책을 구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최근 소니와 시티그룹의 고객 정보가 유출되는 등 급증하는 해커들의 공격에 미국 금융회사들이 몸이 단 것이다.

여태껏 금융권은 겉으로는 공조의 모양새를 갖췄지만 속으로는 내부 정보가 경쟁사에 유출될 두려움에 적극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페이먼 메스티언 차티스리서치 이사는 “은행권은 모든 정보처리는 내부에서 처리하는 것을 금과옥조로 여겨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커의 합동 공세가 거세지자 은행들도 고집을 꺽었다.

키이스 고든 BOA 부사장은 “해커들이 뭉치는 바람에 우리도 뭉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이번 조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2010년 샌프란시스코에서 발생한 일은 금융 회사들에겐 잊고싶은 기억이다.

당시 금융 콘퍼런스에 참석한 각 회사 보안 담당자들은 자신들의 웹 방화벽이 얼마큼 취약한지를 알아보려고 해커들에게 사이버 공격을 부탁했다.

해커들은 제우스 트로이안 목마를 사용해 은행 컴퓨터 보안벽을 쉬 통과했다.

실제 상황이었다면 고객 예치금 수백 만 달러가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적이 충격은 받은 보안 담당자들은 부리나케 회사로 돌아가 긴급 대책 회의를 연 것으로 알려졌다.

그때 현장에 있던 참석자는 저널에 “아마 그 사건 이후로 사이버 공격의 위협에 공감대가 처음으로 형성하기 시작했을 것”이라고 말하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를 두고 가트너의 아비바 리탄 부사장은 “미 금융권은 향후 2년동안 사이버금융사기 방지에 10억 달러 이상을 쏟게 될 것”이라며 “향후 공조는 더 견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