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대치에 '새우등 터질까' 정부 고심

2012-01-09 14:59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이란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대치가 극에 달해 한국 정부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양국 갈등이 ‘이란산 원유 금수조치 대 호르무즈해협 봉쇄방침’으로 격화되면서 에너지 안보 사수 문제가에 대한 뾰족한 해법은 찾기 어려워서다.

특히 사실상 이란산 석유 금수조치를 의미하는 미국의 국방수권법에서 예외를 인정받기 위해 우리 정부는 총력전을 벌일 태세지만, 문제는 미국의 다른 우방은 우리와는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럽연합(EU)이 이란 석유 수입을 금지하는 제재에 잠정 합의한데 이어 우리와 사정이 비슷한 일본마저 미국과 EU의 이란 제제에 동참할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미국과의 국방수권법 협의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외교가에서 나오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일각에는 국방수권법의 예외ㆍ면제 조항을 적용받기 위해 실제로 우리 정부가 이란에 대한 원유 의존도를 상당히 줄여야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도입단가를 이유로 우리나라 전체 원유수입 중 이란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2010년 8.3%에서 지난해(11월말 기준) 9.7%로 증가했는데 이런 비율을 줄이려면 상당한 경제적 비용 발생이 불가피하다.

또 이란산 원유 감축이 이란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도 고민이다. 미국의 압박에 전 세계 유조선 3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고 경고한 이란이 “한국에는 석유 수출을 안하겠다”는 식의 강경한 맞대응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 정부의 대(對) 이란 제재 조치에 대해 그동안 이란은 비공식적으로 정부에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9일 “우리나라는 북핵 문제의 당사국인 만큼 이번 사태의 원인이 된 이란의 핵개발 의혹에 대해서는 원칙을 갖고 임해야 된다”면서도 “미국과 이란을 모두 상대해야 하는 문제인만큼 방법 면에서는 물밑에서 유연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