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업무보고…대화채널 구축 원칙만 강조
2012-01-05 17:05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통일부 올해 업무보고는 이명박 대통령이 신년사를 통해 밝힌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관리’에 방점을 찍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에 따라 북한의 불안정성 등 한반도 안보관리가 최우선이라는 인식이 반영됐으며 이를 위해 안정적 대화채널을 핵심과제로 삼았다.
하지만 이날 통일부의 업무보고는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내기에는 미흡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된다.
현재 통일부는 북한의 태도 등 여건을 봐가며 대화채널 구축에 나서겠다는 입장이지만 현실적으로 천안함ㆍ연평도 사건이 미완의 숙제로 남아있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대화의 채널이 확보되고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하면 천안함 연평도 채널과 5.24조치를 포함한 남북간 모든 현안 문제를 의제로 해서 논의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대화의 문을 열어 놓고 있다는 것 자체가 포괄적 의미의 제안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류 장관은 “천안함ㆍ연평도 사건은 대화의 전제조건이 아니라 대화를 할 때 테이블에 올라갈 수 있는 핵심 의제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것은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한 사과를 전제로 대화를 하겠다는 기존의 입장에서 한발 물러났으며 올해 이명박 대통령의 신년사에 이 두 사건에 대한 내용이 빠진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발언이 일정 시간이 지나면 우리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이산가족 상봉과 대북 인도적 지원을 매개로 한 적십자회담이나 고위급 회담을 먼저 제안하지 않겠냐는 기대를 보이고 있다.
특히 6ㆍ15공동선언과 10ㆍ4 선언 등 남북 간 기존 합의의 이행문제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힌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북측도 이 선언에 대해 김 위원장 장례식 직후 강조했던 대목이라 이날 발표가 북한을 대화에 끌어 들이려는 유인책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