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 '1월 효과'에 베팅하나?

2012-01-05 16:23


(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외국인들이 상승장에서 2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을 사고 인버스 상품을 순매도하면서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상승장에서 레버리지 상품을 집중적으로 사고, 인버스 상품을 집중적으로 파는 것은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유럽 경기에 대한 긍정적인 시그널이 겹치면서 국내 증시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팽배해지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을 제외하고 7000억원 가량을 사들였던 지난해 12월23일 이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자산운용 ‘KODEX레버리지’로 2301억원 어치를 매수했다. 반면 이 기간 가장 많이 매도한 종목은 삼성자산운용‘KODEX인버스’로 1075억원 이상 팔았다.

'KODEX레버리지’는 코스피200지수 오름폭의 두 배의 수익을 내는 상장지수펀드(ETF)로, 투자자들이 지수 상승에 강하게 베팅할 때 매수가 늘어난다. ‘KODEX인버스’는 투자자들이 주가가 내리면 이익을 얻고 반대일 경우 손실을 보는 상장지수펀드다.

레버리지 상품의 경우 지난해 12월23일 전까지 외국인들은 12월 동안 7837억원 어치의 매도세를 보였다. 외국인들이 베팅형 상품인 레버지리상품을 매도세에서 매수세로 전환한 것은 상승장에 베팅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같은 형태의 상품이지만 하락장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을 집중 팔고 있는 것도 상승장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사실상 1월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이른바‘1월 효과’에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외국인 자금이 상승장에 몰리는 것은 미국 ISM제조업지수가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과 유럽 재정위기 해결에 대한 긍정적인 시그널이 겹친 덕분이다.

김성봉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이탈리아를 포함한 남유럽 채무만기를 어떻게 넘기느냐가 가장 첨예한 관심사”라며 “이에 대한 우려가 다소 완화됐음을 시장이 포착했기 때문에 주가가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올 들어 이탈리아 국채금리가 소폭이나마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미국 경기지표가 악화되지만 않는다면 증시에 폭발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외국인들은 현물시장에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정보통신(IT)종목들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어 LG그룹 4형제를 비롯해 ‘차(자동차)·화(화학)·정(정유)’ 종목들도 연초 집중적으로 매수한 종목으로 파악됐다. 이 또한 외국인들이 단기 차익보다는 대형 종목에 투자하면서 장기적인 상승장에 대비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