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난사 후 도주한 미국 이라크참전병 산속서 숨진 채 발견

2012-01-05 16:35

(아주경제 전재욱 기자) 새해 첫날 신년파티장과 국립공원 순찰대원에 총기를 난사하고 달아난 이라크 참전병이 도주 하루만에 눈덮힌 산속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시애틀타임스 등 현지 언론의 2일(현지시간) 보도에 의하면 벤저민 컬턴 반스(24)는 1일 오전 미 북서부 워싱턴주 레이니어산 국립공원에서 검문 중이던 여성 공원 순찰대원 마거릿 앤더슨에 총기를 난사해 숨지게 하고 산으로 도주했다. 현지 경찰은 반스를 추적하던 중 이날 오전 산속에서 눈에 묻쳐 있는 그의 사체를 발견했다.

그를 발견한 장소는 성인 가슴 높이까지 폭설이 내린 곳이었다. 당시 반스는 별도의 월동장비를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경찰의 수색을 피해 그 곳까지 이동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수사 당국은 사고 직후 미 연방수사국(FBI)과 현지 경찰 등 200여명으로 추적팀을 꾸려 용의자 수색에 나섰다. 지난 밤에는 항공기를 이용해 열 추적감지기까지 동원해 그를 추적했다.

국립공원은 곧바로 폐쇄됐다. 공원 관광객 125명은 인근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

당국은 반스가 타고 있던 차량에서 각종 총기와 군용 생존장비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반스는 공원 입구에 설치된 검문소에서 공원순찰대원들이 자신의 차량이 월동장비를 갖췄는지를 확인하려고 하자 검문에 응하지 않고 그대로 지나쳤다. 숨진 앤더슨이 그의 차량을 발견하고 제지하려고 하자 총기를 난사했다.

그는 1일 오전 시애틀 인근 남쪽 스카이웨이 지역의 한 신년파티에서도 총을 난사해 2명이 중상하는 등 모두 4명에게 부상을 입힌 혐의도 받는다.

반스는 2007년부터 2008년까지 이라크전쟁에 참전했다. 이후 ‘외상후 스트레스장애’와 자살 충동 등으로 인해 고통 받는 등 사회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의 아내는 그가 쉽게 화를 내거나 우울증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집에 상당량의 총기를 보유하고 있는데다 심지어 문자메시지를 통해 “죽고 싶다”고 하는 등 불안증세를 보였다. 그녀는 결국 그를 상대로 접금금지명령을 법원에 요청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