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도스 공격범, 돈거래 직전 최고급 벤츠 리스"
2011-12-29 20:03
"디도스 공격범, 돈거래 직전 최고급 벤츠 리스"
(아주경제 김선향 기자) 10·26 재보선 당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등에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을 감행한 IT업체 K사 대표 강모(25.구속기소)씨가 박희태 국회의장실 전 수행비서 김모(30)씨와 돈거래를 하기 하루 전날 최고급 벤츠 차량을 리스한 사실이 29일 확인됐다.
검찰과 금융계에 따르면 강씨는 지난 10월19일 벤츠 승용차 한 대를 월 700만원에 리스하기로 하고 그날 모 캐피털 업체에 보증금 8천651만원을 입금했다.
강씨가 리스한 차량은 벤츠 승용차 중 최상위 등급인 S600L 모델로 국내 시판 가격이 2억6천950만원에 달한다.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실 전 비서 공모(27.구속기소)씨와 함께 강씨에게 디도스 공격을 지시한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김씨는 강씨가 리스 보증금을 납부한 다음날인 10월20일 1천만원, 재보선 이후인 지난달 11일 9천만원을 강씨에게 각각 송금했다.
검찰은 이런 정황에 비춰 적어도 10월19일 이전에 김씨와 공씨, 강씨가 디도스 공격 사전모의와 함께 대가 지급에 대한 모종의 약속을 했고, 강씨가 이를 염두에 두고 차량을 리스했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보고 이들을 추궁하고 있다.
특히 작년 3월과 7월부터 각각 1억원이 넘는 벤츠 E350과 쿠페형 벤츠 E63 AMG 모델을 리스해 몰던 강씨가 E350을 처분하고 차값만 두 배가 넘는 S600L로 갈아탔다는 사실은 뭉칫돈이 들어올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방증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 벤츠 차량 보증금 8천600여만원은 강씨가 김씨로부터 지난달 11일 송금받은 9천만원과 엇비슷한 액수여서, 검찰은 강씨가 김씨로부터 받은 돈을 인터넷 도박에 탕진했다는 진술에도 강한 의심을 두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강씨가 다른 도박업체에 돈을 썼다는 진술이 거짓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 실제로는 그가 돈을 다른 곳으로 빼돌렸을 개연성에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검찰은 강씨가 대표로 있는 K사 계좌에 지난 10월 초중순 정모씨로부터 1억3천만원이 송금되는 등 수천만~수억원대 돈거래가 자주 있었던 점을 확인하고 이중 일부 의심스러운 자금을 추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