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류우익에게 대북 메시지 보내?
2011-12-29 19:09
‘상생공영 평화통일’ 휘호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변화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1일 류우익 통일부 장관에게 ‘상생공영 평화통일(相生共榮 平和統一)’이란 친필 휘호를 보내 주목된다.
상생공영은 현 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강조했던 대북정책이며 평화통일은 헌법에도 명시된 통일정책의 궁극적 목표다.
북한이 혼란한 시기에 이 대통령이 이런 휘호를 류 장관에게 보낸 것에 대해 대북 유화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29일 나오고 있다.
류 장관은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내 통일부 대회의실에 있는 휘호를 기자들에게 공개하며 “대통령께서 평화통일에 대한 의지를 담은 것”이라며 “이 시기에 상당히 의미 있고 좋은 글”이라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대통령으로부터 통일부가 친필 휘호를 받은 것은 통일부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류 장관은 “사본을 하나 만들어 통일전망대에 걸어놓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파주의 오두산 통일전망대를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휘호 끝에는 작은 글씨로 ‘대통령 이명박’과 함께 ‘신묘동(辛卯冬)‘이라고 쓰여져 이번 겨울에 휘호를 작성했음을 암시했다.
앞서 류 장관은 통일부 기자실에 들러 “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인한 상황이 장례식으로 종료된 것은 아니다”면서 “북한이 최초의 중요한 시기를 원만하게 관리해 나갔다는 점에서 앞으로 한반도의 평화 관리에 어느 정도 전망을 갖게 됐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향후 남북관계에 대해 “다만 상황이 상당히 유동적이고 우리가 한반도 상황에서 주도적 위치에 있기 때문에 그런 상황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면서 “당장 정책 기조를 바꾼다든지 급격한 정책 수단을 동원한다든지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류 장관은 금강산관광에 대한 질문에는 “전체적으로 취임 후 정책을 유연하게 해서 긴장을 낮추고 대화를 열어나가겠다고 얘기했고 그런 방침에 변함이 없다”면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할 것이냐 하는 것은 진전된 상황을 봐가면서 여건이 어느 정도 마련되면 하겠다”고 답했다.
또 “미리 예고하고 그런 건 적절치 않고 장례 치르는 사람한테 뭔가를 주문하는건 예법에 맞지 않다”면서 “나중에 얘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피했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에 대해서는 “가급적 여건이 되는대로 빨리하려고 한다”면서 “북측도 안정돼야 하지 않겠나. 조금 기다려 보십시다. 기다리는 시간 같다”고 강조했다.
류 장관은 김 위원장 사망 이후 국내 조문 논란과 관련 “국민이 보여준 의연하고 성숙한 모습에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우리의 정치의식이 이제는 선진 수준에 가지 않았나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야가 다 초당적 입장을 취해 정부 정책 협조하고 의지를 조용한 가운데 수용한 것에 대해 감사히 생각한다"면서 "이런 성숙한 정치 문화가 튼튼히 자리 잡았음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