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주변 4강 외교전 본격화
2011-12-30 00:07
北도 유훈통치 따라 6자 회담 나올 가능성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의 시대가 본격 개막되면서 한반도 주변4강의 전방위 외교전이 시작됐다.
한국과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은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관리를 명분으로 북한과의 양자대화와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교섭에 나서고 있다. 북한도 ‘유훈통치’에 따라 6자회담에 테이블에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정부는 김일성 주석 사망 이후 대북 접근법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지만 북한 새 지도부의 입장이 확인되지 않은 만큼 당분간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1월2일 청와대는 신년 특별연설에서 대북정책의 기조를 밝힐 예정이다. 이미 외교안보·홍보·정무라인 참모들과 수차례 독해 과정을 거쳐 초안을 마련해 놓았지만 최종 내용은 당일 아침까지도 유동적일 수 있다는 것이 청와대 관계자의 전언이다. 또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중국과 미국을 방문한데 이어 내달 중 러시아와 일본을 방문하며 외교적 교섭노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미국은 캠벨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다음주 중국, 한국, 일본 순으로 동북아 순방에 나설 예정이다.
대(對) 한반도 정책을 관장하는 캠벨 차관보의 이번 순방에 대해 외교가는 김정일 사후 첫 미국 고위당국자의 방문으로, 한반도 정세운용과 관련해 관련국들의 입장이 정리되는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고있다. 캠벨 차관보의 방한은 4∼5일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현재 뉴욕채널을 통해 북한의 실무접촉을 유지하며 북한의 구체적 입장표명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크 토너 미 국무부 부대변인도 28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북측으로부터 시그널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북한으로부터 비핵화 조치를 수용한다는 입장이 확인될 경우 새해 1월 초ㆍ중순에 베이징에서 북미 3차대화를 개최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은 내년 1월23일 설을 전후해 당(黨) 대 당(黨) 연례방문 형식으로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비롯한 고위급 사절단을 평양에 보낼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이번 방문에서 김정은 부위원장과 면담하고 방중을 정식으로 초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북한 측과 대북 식량지원과 경제협력 문제에 대해서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연초 북한에 쌀 등 식량 50만t을 긴급 원조하고 원유도 20만t 이상 무상 지원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6자회담 수석대표로 마르굴로프 현 아주국장을 임명하는 등 한반도 업무라인을 조정하고 북핵과 한반도 문제에 대한 개입을 확대하고 있다.
일본은 대북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해 ‘한ㆍ미ㆍ일 공조’ 틀을 활용하기로 하고 다음달 16일께 미국 워싱턴에서 3국의 한반도 정책담당자간 회동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