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산업 업종별 전망> 내수 부진 우려, 대부분 ‘흐림’

2011-12-29 10:11
전자·항공, ‘맑음’···조선·해운, ‘흐림’<br/>철강·기계, 상반기 ‘부진’ 하반기 ‘회복’

(산업유통부) 2012년 새해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세계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금융 위기 여파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내수 시장 부진에 대한 우려가 가장 높다. 전자와 항공을 제외하고, 내년 산업 기상은 대부분 흐릴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 모바일과 LCD 수요 예상 ‘맑음’

올해 전자업계는 극심한 불황을 겪었다. 반도체 불황과 액정표시장치(LCD) 가격이 하락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하지만 내년에는 시황이 개선될 전망이다.

반도체의 경우 모바일 산업 성장에 따라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LCD사업은 호황기에 접어들 전망이다. 재고 소진과 함께 가격 하락세도 멈추고 있다.

또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의 아날로그 방송 종료로 LCD TV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내수 ‘부진’, 수출 ‘불안’

내년 한 해 자동차 시장 전망은 어둡다. 내수 시장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 수출도 해외 경기 변동에 따라 달라질 여지가 있어 반전을 노리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는 내년 내수 시장을 올해보다 1.4% 증가한 150만대로 전망했다. 내수 경기 침체에 수입차 증가세로 국산차는 상대적으로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란 관측이다. 수입차의 내년 전망은 전년 대비 22% 증가한 14만대다.

이에 따라 올 한해 10여종 이상의 신차를 쏟아냈던 현대차와 기아차,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차 등 국산차 5개사는 내년에 신차 출시를 최소화할 계획이다.

수출 전망은 상대적으로 긍정적이다. 한·미 FTA, 한·EU FTA 등 관세 인하 효과와 신흥시장 공략 강화로 3.9% 늘어난 320만대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변수도 많다. 유럽과 미국, 중국 등 글로벌 자동차 3대 판매권역의 경기가 모두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 하락도 FTA 관세인하 효과를 상당 부분 감쇄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해운, 허리띠 바짝 졸라매야 할 때

조선업계는 내년에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야 할 상황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일반상선 수주가 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서는 기존 발주량에 대해서 선주들이 계약 취소나 인도 연기, 선종 변경을 요청하고 있다. 불안한 시장 상황을 예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낮은 선가 역시 업계에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나마 고부가가치 해양설비 수주는 계속될 것으로 보여 일반상선 부진을 어느 정도 상쇄시킬지가 관건이다.

해운은 선복 과잉, 유가 상승, 운임 하락 등 3중고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선박 공급 과잉 현상이 지속될 전망이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신규 투자를 줄이고, 내실 다지기에 들어갔다. 해외 선사들과 제휴를 통해 선대 운영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철강·기계, ‘상저하고’ 완만한 회복세

철강과 기계는 ‘상저하고(上低下高)’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상반기에 부진했다가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서서히 회복하는 추이를 나타낼 전망이다.

철강의 내수 시장은 재고 부담으로 상반기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와 조선의 수요 감소로 판재류 판매는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하반기부터 수요가 점차 늘어나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은 철강 수요 약세와 중국의 긴축 완화 영향 등으로 증가세가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우선 여객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이나 일본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화물 수요도 내년에 IT 관련 신제품들이 대거 출시되면 물동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화업계는 내년 국제유가에 변수가 많다고 우려하고 있다. 당초 업계는 올해보다 내년 유가가 오를 가능성을 낮게 봤다. 유럽 재정위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 이란 제재로 유가 폭등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 석유화학업계는 겨울 비수기가 끝나고, 중국의 긴축 완화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업황이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식품, 가격 등 변수 많지만 해외시장 기대

식품업계는 내년에 변화가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사업다각화와 글로벌 행보, 시장쟁탈전 등 3대 이슈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

중국과 일본,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권을 거점으로 글로벌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CJ그룹은 해외사업의 주파수를 가공식품과 바이오 분야에 맞추고 있다.해외기업 M&A도 주목하고 있다. SPC그룹도 오는 2014년까지 중국에 점포 200개 이상, 미주지역에는 2012년까지 30개 매장을 오픈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오리온은 2012년 해외 매출이 1조원을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업종간 경계선이 무너지면서 업체간 경쟁도 더욱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백색국물과 빨간국물로 대변되는 라면전쟁,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의 맥주시장 1위 쟁탈전도 내년에는 주의 깊게 살펴볼 대목이다.
 
올해에 가격을 올리지 못한 식음료 업체들은 내년 상반기에 가격을 인상할 확률이 높아 한바탕 ‘물가와의 전쟁’도 예상된다.

◆유통, 백화점·대형마트 ‘흐림’

백화점들은 성장폭이 둔화될 전망이다.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내년 백화점 업계 매출은 전년 대비 9.9% 증가한 29조7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올해 매출 성장 추정치인 11.1%보다 둔화된다는 얘기다.

대형마트도 경기불황으로 원자재 가격과 물가가 상승하면서 성장세가 둔화될 전망이다.

이에 반해 편의점은 2012년 점포 2만개 시대가 열리며, 소비시장 진입 23년 만에 처음으로 매출 10조원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경기 한화증권 연구원은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하면서 편의점 창업 수요가 증가했고, 자영 슈퍼마켓 편의점 전환과 지하철 노선 증가 등으로 점포망이 확대됐다”며 “정부의 대형 유통업 규제도 편의점 성장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했다”고 분석했다.

홈쇼핑은 해외시장 진출 본격화로 내수 부진을 극복하겠다는 계획이다. 경기 침체 여파로 내수 부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