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들, 최종 관문 앞두고 속속 '좌절'…주가 약세 혹은 업황 불확실성 탓

2011-12-28 16:05

(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들이 합병의 최종 관문을 통과하지 못한채 속속 무릎을 꿇고 있다. 그 이유는 주로 최근 주가 약세로 인한 기관투자자들의 반대이거나, 해당 업황의 불확실성 영향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나그린스팩은 임시 주주총회에서 롤투롤 장비업체 피엔티와 합병승인 안건, 정관변경 승인 안건, 임원 선임안건 등이 전부 부결됐다고 밝혔다.

하나그린스팩 관계자는 “주주총회에서 합병안 통과를 위한 충분한 찬성 지분 확보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합병 안건을 통과시키기 위한 찬성 측 지분으로 약 5.7%(30만주)가량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스팩 주가가 부진하면서 기관투자자들이 앞으로 주가 상승에 대한 확신이 부족해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며 "기업의 성장성에 대해 긍정적인 분위기가 많았지만, 부진한 주가가 발목을 잡았다"고 말했다.

하나그린스팩은 이날 종가 3755원에 마감했다. 하나그린스팩의 공모가는 4000원이다.

키움스팩1호도 이날 영풍제약과의 합병 진행과정에서 계약서 상 합병선행조건이었던 합병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지 못함에 따라 영풍제약과 협의 후 합병에 관한 이사회 결의를 취소했다고 공시했다.

취소된 주된 이유는 제약주 업황의 불확실성 때문인 것이 업계 분석이다. 리베이트 규제안을 비롯해 내년 4월 일괄약가인하가 시행되면서 업계제도가 바뀌기 때문이라고 키움스팩1호 관계자는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합병대상 선정은 제약 업종을 제외하고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키움스팩1호 관계자는 “합병 예비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이유가 내년 4월 일괄약가인하가 시행되면서 업계제도가 바뀌기 때문이었다”며 “이는 회사에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현재로서 어떤 판단을 내리기가 힘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향후 합병대상 선정은 제약 업종을 제외하고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이전 스팩들의 주가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기관투자자들이 향후 주가 상승에 대한 차익 보다는 안정성에 초점을 맞춘 선택을 하는 것같다”면서 “특히 피합병사가 경기둔화 우려로 업황 불확실성이 있는 경우 합병 성사가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