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올해 17차례에 걸쳐 금융기관과 차입계약을 맺었다. 앞서 2009년부터 금융권에 담보 잡힌 주식을 합치면 박 회장은 보유 지분 전량을 금융권에 담보로 잡혔다.

28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박찬구 회장은 지난 27일 금호석유화학 주식 2790주에 대해 골든브릿지투자증권과 차입계약 맺었다. 이번 계약에 따라 그는 보유하고 있는 금호석유화학 주식 197만8986주 전량을 담보로 금융권으로부터 대출 받았다.

박 회장은 지난 2월25일을 시작으로 올해 들어서만 17차례에 걸쳐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다. 앞서 2009년 3월 외환은행과 차입계약을 맺은 지분 45만주를 최초로 2010년까지 3차례, 165만5182주를 차입계약을 맺었다.

그동안 외환은행과 우리은행, 한국산업은행 등 주로 금융권에서 담보대출을 맺은 박 회장은 올해 들어서는 17차례 모두 증권사로부터 대출을 받았다. 골든브릿지투자증권으로부터 12차례를 신한금융투자로부터 2차례, 부국증권으로부터 1차례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맺었다.

금호석유화학에는 박 회장 외에도 그의 장남인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상무보도 지난 2009년 이후 총 6차례에 걸쳐 주식담보대출을 맺으며 보유 지분 전량(218만3120주·7.17)을 담보로 제공했다. 고 박정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장남인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보는 작년 2월 보유 지분 대비 65.63%인 199만5882주를 우리은행과 주식담보대출을 맺었다. 박 상무보는 이 회사의 최대주주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주식담보대출은 오너가 개인적으로 체결한 것이라 세부적인 내용은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1988년 1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업체로 9월 말 기준으로 4923억원의 누적 순이익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금액이다. 이 기업 주가는 연초 대비 80% 이상 상승했다. 지난해에는 1년 동안 337.77%의 주가 상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편 박 회장은 특경가법상 횡령·배임과 자본시장법상 미공개중요정보 이용 혐의로 지난 16일 불구속 기소됐다. 그는 1999년부터 2009년까지 비상장계열사인 금호피앤비화학의 법인자금(107억5000만원)을 무담보 또는 낮은 이자로 빌려 쓰는 등 수법으로 모두 274억여원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