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92세 노인이 생애 12번째 홀인원

2011-12-28 11:16
濠 와츠, “건강 허락할 때까지 골프 계속할 터” 노익장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호주의 92세 노인이 생애 12번째 홀인원을 했다. 그는 그러고도 빙긋이 웃고 고개를 끄덕일뿐 별다른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별 일’이 아니라는듯이.

미국 폭스스포츠 홈페이지(www.foxsports.com)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출신으로 호주에 사는 토미 와츠(92)는 지난주 멜버른 교외 크릭GC 9번홀(파3)에서 홀인원을 기록했다. 생애 12번째 홀인윈이다. 그러고도 별 표정변화가 없었고, 요란한 제스처도 하지 않았다고 폭스스포츠는 전했다.

와츠는 42년전인 50세 때 은퇴한 이후 골프에 푹 빠졌다. 이틀에 한 번꼴로 새벽에 스스로 시리얼 한 그릇을 비운 후 차를 몰고 수 마일 떨어진 홈코스로 향했다. ‘골프 마니아’의 일상화된 루틴이었다. 40여년간 한 해에 180라운드 정도를 해 온 셈.

그래서 그런지 구순(九旬)을 넘긴 나이에도 골프 솜씨가 뛰어나 볼을 원하는 지점으로 정확히 보낸다고 한다. 또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평상심을 잃지 않는 것으로 클럽 내에서 정평이 났다. 그는 “나는 결코 화를 내지 않는다. 골프를 하다 보면 여러가지 상황이 나올 수 있는데 그럴 땐 받아들이면 그만이다”라며 ‘노장’다운 달관의 경지를 보여준다. 12번째 홀인원을 했을 때에도 미소를 띠고 고개를 끄덕인 것이 전부였다.

그의 첫 홀인원은 1979년에 나왔다. 32년동안 12개를 기록했다는 말이다. 평생 한 번 하기도 힘들다는 홀인원을 그는 3년에 한 번 꼴로 했으니 골퍼로서는 여한이 없을 듯하다. 그는 “칠 수 있을 때까지 골프를 하겠다”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에 따르면 최고령 홀인원 기록은 스위스의 오토 버처가 보유한 99세다. 버처는 1985년 스페인의 라 망가클럽에서 망백(望百)의 나이에 이 진기록을 냈다. 국내 최고령 홀인원 기록은 집계되지 않았다. 故 최인철 대한야구협회장은 87세 때인 2006년 서서울CC에서, 이종환 삼영화학 회장은 올해 4월 역시 87세의 나이로 크라운CC에서 홀인원을 기록해 ‘고령 홀인원’축에 들었다.

세계 최다 홀인원은 미국의 아마추어 노먼 맨리가 갖고 있는 59개다. 프로로는 맨실 데이비스가 기록한 50개가 최고다. 프로데뷔 58년째인 아놀드 파머(82)는 지난 11월 생애 20번째 홀인원을 기록했다. 잭 니클로스도 20개, 타이거 우즈는 18개, 미셸 위는 8개의 홀인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허석호 프로와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이 홀인원을 많이 한 골퍼로 정평났다.